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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기준금리 내렸는데 앞으로는?…더 복잡해진 내년 금리경로

SBS Biz 정광윤
입력2025.12.12 10:47
수정2025.12.12 11:11

[앵커]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에서 미 연준이 또 한차례 기준금리를 내렸습니다.



예상했던 결과죠.

시장이 주목했던 건, 어떤 메시지가 나오느냐였는데, 이게 좀 불분명합니다.

누구는 매파적이었다, 누구는 비둘기파적이었다, 해석이 엇갈렸는데 그만큼 앞으로의 금리경로 예측이 어렵습니다.

정광윤 기자와 어떤 분석이 나오는지, 짚어보겠습니다.



금리 결정부터 다시 정리해 보죠.

[기자]

미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이제 미국 기준금리는 3.5%~3.75%로, 상단이 4%대 아래까지 내려왔습니다.

올해 1월부터 다섯 차례 연속 유지한 뒤, 0.25%p씩 3번 연달아 인하하면서 3년여 만에 가장 낮아졌는데요.

이번 결정으로 우리나라와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p로 좁혀졌습니다.

[앵커]

연준은 뭐라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물가 상승과 고용 악화, 둘 중 고용 우려가 더 크다고 봤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두 가지 리스크가 다 있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고용시장 하방 리스크 상승으로 균형이 이동했다"고 강조했는데요.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최근 지표가 불완전하지만 "일자리 창출은 실제론 마이너스였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해선 "관세에 따른 일회성 충격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내년 1분기를 정점으로 다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사실, 금리결정보다 더 주목을 받은 건, 연준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였잖아요.

의외로 변화가 없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준위원들이 내놓은 내년 말 금리 목표치 중간값은 3.4%, 그러니까 연간 한 차례 인하로, 석 달 전 제시한 내용과 같았습니다.

내년 두 번 이상 인하할 것이란 시장 기대감엔 못 미치는 수준이고요.

내후년도 1회 인하 전망이 담겼습니다.

[앵커]

시장 반응을 보면, 일단 금리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것 같아요?

[기자]

맞습니다.

당초 파월 의장이 매파적 발언 수위를 높일 것으로 우려했는데, 결과적으로 시장을 달래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파월 의장은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상 전망은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라며 빠른 시일 내 인상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일축했는데요.

다만 "지금은 중립금리 추정범위, 그중에서도 상단"이라고 말하면서 지금은 상황을 지켜보기 좋은 위치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당분간 금리를 내리지 않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얘기지만, 이마저도 시장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앵커]

안갯속인 것 같은데, 특히 연준 내부 분열이 더 심해진 것이 확인됐죠?

[기자]

이번 금리인하는 9대 3으로 결정됐는데요.

스티븐 마이런 연준이사가 빅컷을 주장했고,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와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총재는 동결 의견을 냈습니다.

3명의 반대표는 파월 의장의 임기 시작 후인 2019년 9월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입니다.

[앵커]

그만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점도표에서도 분열이 나타났는데요.

점들이 석 달 전보다 더 많이 흩어졌는데, 위원들 의견 차가 더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평균으로 봤을 때 내년 한 차례 금리인하가 예상되지만, 실제 여기에 동의한 건 네 명뿐인데요.

7명은 인하할 필요가 없다고 봤고, 8명은 두 번 이상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렸습니다.

관련 파월 의장 발언 들어보시죠.

[제롬 파월 /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오늘 저희는 결정을 내렸고, 12명 중 9명이 이를 지지했습니다. 비교적 폭넓은 지지라고 할 수 있죠. 모두가 앞으로의 방향과 해야 할 일에 동의하는 일반적인 상황과 다르기는 합니다. 의견이 보다 넓게 퍼져 있죠.]

로이터는 "올해 이미 지난 30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반대가 있었다"며 특히 단순 찬반투표가 아니라 금리 인상과 인하로 방향이 완전히 엇갈리는 건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시장에선 이번 금리결정이 '매파적 인하'라는 의견과 아니라는 의견이 동시에 나왔는데, 어느 쪽이 맞나요?

[기자]

우려했던 것보다는 '덜 매파적'이었다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연준 성명서를 보면, "향후 인하 시기와 규모는 불확실하다"는 문구가 추가됐는데요.

월가에선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지 말라'는 신호"라고 해석했습니다.

[앵커]

또 다른 변수는 내년에 FOMC 참석자들의 변동이 예정돼있다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FOMC 투표권 12개 중 4개는 연은 총재들이 돌아가며 갖는데요.

내년엔 매파 성향이 특히 두드러지는 걸로 알려진 두 명,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가 들어옵니다.

올해 점도표를 보면 이들을 포함해 총 19명 중 6명이 이번 달 금리인하가 필요 없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월가에선 "이 점이 반대표가 두 명이냐 세 명이냐보다 중요하다"며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인하를 단행하기 위한 기준을 한 단계 더 높여 놓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파월 의장의 임기도 끝나죠?

[기자]

의장 임기는 내년 5월까지인데요.

하지만 이후에도 연준 이사로서의 임기는 오는 2028년 1월까지입니다.

파월 의장은 이사로 남을지 여부에 대해선 "말씀드릴 게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에 차기 연준의장을 지명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에 파월 의장의 레임덕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고요.

남은 임기 동안 세 번의 FOMC 회의를 주재하게 되는데, 허수아비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차기 연준의장 유력 후보로 꼽히는 캐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에 대해선 어떤 전망이 나오나요?

[기자]

월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지시에 휘둘릴 꼭두각시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앞서 그의 소신 발언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해셋 위원장은 금리인하 지시를 그대로 따를지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이 신뢰하는 자신의 판단을 따르겠다"며 "인플레이션이 4%로 올랐다고 가정한다면 인하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역시 헤셋 위원장이 내년 물가압력과 연준 내 분열을 감안할 때 금리인하를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파월 의장의 이사직 유지 여부도 변수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준 이사 임기는 14년인데, 사람이 아니라 자리에 붙습니다.

중간에 사람이 바뀔 경우엔 우선 남은 임기만 주어집니다.

만약 파월 의장이 이사직에서 사퇴하고 해셋 위원장이 이어받으면 오는 2028년 1월까지가 임기가 되는 겁니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해셋 위원장을 이사 겸 의장으로 재선임할 수도 있고 새로 지명할 수도 있는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으로 교체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앵커]

경제 상황 못지않게 지켜봐야 할 변수들이 많군요.

정광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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