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서울시, 지난 5일 '종묘 앞 개발' 논의 첫 회의
SBS Biz 류정현
입력2025.12.10 13:36
수정2025.12.10 13:37
[종묘 인근 재개발을 두고 여야가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18일 서울 종로구 종묘 너머로 세운4구역 재개발 지구가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서울 종묘(宗廟) 앞 고층 건물 재개발을 둘러싼 문제를 풀기 위해 관계기관이 처음으로 모였습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 기자단과 만나 "지난 5일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이 참여하는 조정 회의 구성을 위해 (사전 성격의) 예비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달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논란이 불거진 이후 처음입니다.
허 청장은 앞서 국가유산청이 제안한 조정 회의를 위한 "예비 회의"라고 설명하며 "관계기관에서 국장급 인사들이 참여해서 실무적인 논의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허 청장은 "향후 어떻게 할지 의견을 나누는 자리"라고 설명하면서도 "(세운4구역에 대한) 유산영향평가를 받을지, 안 받을지는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회의는 한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이후에는 최휘영 문체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여하는 조정 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허 청장은 전했습니다.
허 청장은 "(향후) 조정 회의를 통해 국민들과 함께 세운4구역이 생태·문화·환경적으로 필요한 건축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달 중순 유네스코로부터 세운4구역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문서를 받아 서울시에 요청했으나, 아직 답변은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허 청장은 세계유산 보존·관리를 위한 행정 절차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이달 중 종묘 일대 19만4천여 ㎡ 공간을 '세계유산지구'로 확정할 방침입니다.
현행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약칭 '세계유산법')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장은 필요한 경우 세계유산지구를 지정해 관리할 수 있습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세계유산지구로 지정되면 유산영향평가의 공간적 범위 대상이 설정되므로 종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에 영향평가를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산영향평가의 대상 사업, 평가 항목, 절차 등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도 이르면 15일께 재입법예고할 예정입니다.
허 청장은 "지난주 국토부와 협의를 거의 끝냈다"며 "이달 중 시행령 개정안을 재입법예고하고 국무회의를 통해 내년 3월경 공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바깥에서 진행되는 건설 공사라 하더라도 문화유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기반도 준비 중입니다.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은 지정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정하는 구역으로, 유산의 외곽 경계로부터 500m 이내에서 시·도지사가 국가유산청장과 협의해 조례로 정하도록 합니다.
허 청장은 "대규모 건물 공사, 소음이나 진동, 대기 오염 등에 대해 권역 밖이라도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고시를 제정해 1월 중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으로 1995년 12월 세계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과 더불어 한국의 첫 세계유산입니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가 최근 세운4구역의 건물 최고 높이를 당초 55∼71.9m에서 101∼145m로 변경하는 계획을 고시하자, 종묘의 경관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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