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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나우] 트럼프 수출 허가에도…中 '엔비디아 H200' 제한

SBS Biz 이한승
입력2025.12.10 06:51
수정2025.12.10 13:50

■ 모닝벨 '비즈 나우' - 진행 : 최주연 / 출연 : 임선우

[앵커]



트럼프가 엔비디아 고성능 AI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겠다 발표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일변도였던 지형에 균열이 생긴 데다, AI 거품론 역시 여전히 시장의 꼬리표처럼 따라붙으면서, 월가에서도 향후 투자방향을 놓고, 장바구니를 어떻게 꾸려야 할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엔비디아 관련 소식부터 짚어보죠.



중국 수출길이 트이긴 했는데, 정작 당사자는 여전히 문을 열어줄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캐스터]

"규제가 풀린다 한들 중국이 사줄지 의문이다"라고 말한 젠슨 황 CEO의 고민이 현실이 된 것 같은데요.

트럼프가 엔비디아의 H200, 고성능 AI칩 수출을 허용하겠다 발표했지만, 중국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수출 승인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해당 제품에 대한 접근을 자국 내에서 제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는데, 논의 과정에서, 구매자는 "국산칩으로 대체가 어렵다"는 사유서를 제출하고, 정식 승인을 받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고, 규제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공공부문에선 H200 사용을 전면금지하는 방안까지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수출을 풀면서 유화책을 쓰는 것 같지만, 중국을 영원한 2등으로 묶어두면서 돈은 돈대로 벌겠다는 트럼프의 속내를 모를 리 없기 때문이겠죠.

더군다나 미국의 오랜 규제로 중국은 기술굴기에 올인해 온 덕에 엔비디아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더욱 좁아진지라, 불과 몇 년 새 입장이 180도 바뀐 모습입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미 의회는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며 수출 허가를 거부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내부적으로도 이슈가 있고요.

이를 의식했는지, 대만 TSMC에서 만드는 엔비디아 칩을 미국으로 보냈다가, 다시 중국으로 수출하는 안보심사 방안까지도 거론될 만큼 상황이 복잡한지라, 수출길이 다시 트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업계는 이번 수출 허용 여부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캐스터]

두 고래들의 AI 패권 경쟁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의견이 갈리는데요.

결론이 어찌 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확실한 건 이번 결정이 글로벌 AI 업계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엔비디아만 떼어놓고 보면 기존의 독주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만한 소식은 맞습니다.

중국 매출 없이도 이미 시장의 80~90%를 먹고 있는데, 여기서 파이를 더 키우면, 엔비디아 실적이 퀀텀 점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시선을 업계 전체로 넓혀보면, 미국 빅테크들은 연초 '딥시크' 트라우마를 다시 떠올리게 할만한 사건입니다.

가뜩이나 기술력 끌어올리기에 한참인 레드테크들이 엔비디아 칩까지 '합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면, AI 레이스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건데, 막대한 보조금과, 저렴한 전력 인프라가 고성능 H200 칩과 만나, 중국의 AI 산업 속도가 추격을 넘어, 추월할 수도 있다 우려가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AI 산업의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 HBM 강국인 한국이 숨은 승자라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도마 위에 오른 H200은 메모리 먹는 하마로까지 불리는 데다, 중국 수출길이 열리면 일각의 공급과잉 우려도, 안정적 수요처를 확보해 누그러뜨릴 수 있고요.

특히 수요가 급증하게 되면,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에도 청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짚어봤듯이, 시장은 여전히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AI를 두고 시끌시끌한데요.

월가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캐스터]

넘치는 뉴스만큼이나, 월가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AI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주요 자산운용사 중 대다수는 내년에도 글로벌 증시가 강세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 글로벌 운용사 37개 중 30개사가, 내년 증시 전망에 대해 리스크온, 위험 선호 시각을 유지한다고 답했는데요.

단 3곳만 위험회피를 택했습니다.

특히 눈길이 가는 건, 대부분이 기술주가 버블 단계라는 주장을 일축했다는 점인데요.

수익성이 낮은 일부 기술주는 과열 기미가 있지만, 응답자 열에 여덟 이상은 AI 핵심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높지 않다 답했고요.

펀더멘털이 주가 수준을 뒷받침하면서, 새로운 산업 사이클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S&P500지수가 내년 말까지 8천10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고, 울프리서치와 UBS 등도 7천500선을 가뿐히 뚫을 것으로 내다보는 등 AI를 중심으로 한 낙관론을 유지했습니다.

[앵커]

반대되는 의견은 없나요?

[캐스터]

월가 한편에선 AI 열풍이 주도한 기술주 랠리로 투자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위험도가 '경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비대해진 기술주 비중을 덜어내고, 채권과 가치주로 자산을 리밸런싱해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골든타임'이라는 지적입니다.

뱅가드는 "AI가 전기만큼이나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강세론자들의 주장이 맞다면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불어나는 부채와 재정 적자가 AI의 긍정적 파급력을 약화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몇 년은 AI와 적자 간의 힘겨루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고요.

6대4 법칙이 붕괴된, 포트폴리오 불균형을 조심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현재 S&P500의 12개월 PER은 22.4배로, 10년 평균인 18.7배를 크게 웃도는 만큼, 기술주를 줄이고 S&P500내 종목을 동일한 비율로 담는 동일가중 ETF나, 배당 매력이 높은 다우 관련 ETF 등, 중소형주나 가치주, 해외주식, 또는 주식 비중을 줄인 자리를 채권으로 채우는 전략도 유효하다는 의견이 나올만큼, 혼란한 시장 만큼이나 월가 전망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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