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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호주 청소년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1월 호주 동남부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서 14살 남학생 올리 휴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피트니스에 관심이 많았던 올리는 2023년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를 접한 뒤 점차 자기 몸을 혐오하고 거식증에 빠져 몸무게가 한 해 만에 74㎏에서 40㎏대로 줄었습니다. 

올리는 또 온라인에서 괴롭힘을 당하다가 스냅챗에서 친구들로부터 "자살하라"는 메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병원 치료도 받았지만, '음식을 먹는 자신을 벌주기 위해' 자해하다가 결국 비극을 맞았습니다.

올리의 어머니 미아 배니스터는 숨진 아들의 소셜미디어 이용 기록을 확인한 뒤 충격에 빠져 미성년자 소셜미디어 이용 반대 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소셜미디어의 영향으로 자녀를 잃은 배니스터 같은 부모들의 노력으로 호주에선 16세 미만 이용자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막는 법이 제정돼 오는 10일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9일 AFP 통신에 따르면 배니스터는 "올리는 내게 세상 전부였다"면서 이 법이 1년 전에 시행됐더라면 아들이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호주 정부가 세계 주요국 중 처음으로 미성년자 소셜미디어 이용 차단에 나선 것은 올리와 같은 충격적인 사례 때문만은 아닙니다.
   
호주 온라인 안전규제 기관 e세이프티(eSafety)에 따르면 한 설문조사에서 지난해 13∼15세 중 57%가 온라인에서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으며, 13%는 자살·자해하라는 메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여러 연구 결과 소셜미디어가 아동·청소년의 성장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이 차츰 드러나면서 법 제정에 힘을 실었습니다. 

미국에서 12∼17세 중 우울증을 경험한 비율은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여학생은 145%, 남학생은 161% 각각 치솟았습니다. 

또 같은 기간 미국 10∼14세의 자살률은 여학생은 167%, 남학생은 91% 각각 급등했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 7월 성명에서 "호주 아이들이 온라인 플랫폼으로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어 지난 6일에도 "이번 (소셜미디어 16세 미만 차단) 조치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가장 큰 사회·문화적 변화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