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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해리포터·반지의 제왕 볼 수 있을까? [글로벌 뉴스픽]

SBS Biz 정광윤
입력2025.12.08 06:05
수정2025.12.08 07:27

[앵커]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미디어 업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닌데요.

어떤 관문이 남았는지, 정광윤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계약 내용부터 짚어보죠.

[기자]

넷플릭스는 워너브라더스의 영화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를 72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06조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100년 넘은 영화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 대작들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이미 3억 명 넘는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4억 2천만 명대까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초 워너브라더스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 곳은 파라마운트였지만, 여유 부리며 내놓은 제안이 몇 차례 퇴짜 맞는 사이 넷플릭스가 더 높은 가격과 현금 지불을 내걸면서 눈앞에서 낚아채는 데 성공했습니다.

[앵커]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넷플릭스와 워너브러더스를 합치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 구독형 OTT 시장의 34%를 차지하고, 전 세계 스트리밍 앱 월간 활성 사용자의 절반 이상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미 법무부 지침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을 경우 경쟁사 간 직접 합병은 불법으로 여겨지는데요.

시장을 어떤 기준으로 설정할지, 독점으로 경쟁을 저해하진 않을지 등 당국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게다가 일자리 감소와 극장 폐쇄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에 작가, 영화관 단체 등에서 이미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는 점도 넷플릭스에는 부담입니다.

입찰에서 진 뒤 "특혜 인수"라며 반발하고 있는 파라마운트의 CEO 래리 엘리슨이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후원자라는 점도 큰 변수인데요.

이미 백악관 참모들이 이번 인수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어, 인수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앵커]

자칫 인수에 실패할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만에 하나 이번 거래가 무산되거나 정부 승인을 받지 못한다면 넷플릭스는 58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8조 5천억 원 규모의 역대급 위약금을 내기로 약속했습니다.

총 인수액의 8%에 해당하는 액수로, 통상 위약금이 1~3% 수준인 데 반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그만큼 넷플릭스 경영진들의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있는데요.

하지만, 지난 5일 넷플릭스 주가는 2.89% 하락 마감하는 등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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