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더 얇고 싶은 갤럭시, 막는 건 국제규격? [취재여담]

SBS Biz 김동필
입력2025.12.05 11:58
수정2025.12.06 07:00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올해 플래그십 스마트폰 트렌드 중 하나는 '얇아진 두께'입니다. 



지난 5월 5.8mm 두께의 갤럭시 S25 엣지를 공개한데 이어 7월엔 펼쳤을 때 4.2mm인 갤럭시 Z 폴드7을 내놨습니다. 

그리고 지난 2일엔 펼쳤을 때 3.9mm까지 얇아진 갤럭시 Z 트라이폴드까지 출시하며 '가장 얇은 폴더블' 타이틀을 유지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런 가장 얇은 설계를 과시하는 기조를 계속 끌고 간다는 구상이지만, 국제 규격이란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다는 내부 평가도 나옵니다.

이번 취재여담에선 '최소 두께'를 향한 삼성전자의 고심을 다뤄보겠습니다.



단자 없앤 갤럭시 나올까…소비자 수용성두고 고심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USB Type C'(USB-C) 규격 단자를 일괄 적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나온 상하 대칭 24개 핀 개수를 가진 단자로, 대부분 전자기기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유럽연합이 작년부터 유선 케이블을 이용해 충전하거나 데이터를 전송하는 전자기기의 충전 규격을 USB-C로 일원화하는 규제 법안을 시행하면서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 단자'를 유지하던 애플마저 2023년 아이폰15 시리즈부터 USB-C를 도입한 상태입니다.

EU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개정안으로 지난 2월부터 USB-C가 의무 규격이 됐습니다. 

단자 통일에 따른 편리함은 긍정적이지만, 문제는 '약 8.3mm × 2.5mm'란 USB-C의 크기입니다. 소형이긴 하지만, USB-C를 위한 공간이 필요해 일종의 물리적 한계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내부에선 두께를 더 얇게 만들기 위해 완전 무선형 스마트폰 설계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입력의 경우 충전은 무선충전으로 감당하고, 출력의 경우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하는 안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현재 외부적 여건상 쉽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스마트폰, 노트북, 충전기, 모니터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표준으로 적용돼 있기에 오랜 소비자 편의성을 해칠 위험에 쉽사리 바꾸기 어렵습니다.

USB-C가 입출력 모두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장벽입니다. 무선 충전 기술이 Qi2 표준 기반으로 고속충전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라 충전의 경우 큰 고려대상은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출력, 이어폰입니다. 소비자에게 무선 이어폰을 강제하기에는 수용성 등 측면에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스마트폰 모델에서 3.5mm 이어폰 단자를 처음으로 제외했다가 큰 반발에 직면한 경험도 있습니다. 계속된 반발에 삼성전자는 USB-C 유선 이어폰 등을 제품 패키지로 제공하는 등 노력 끝에 전 스마트폰 모델에서 USB-C 단자만 남길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고민은 비단 삼성전자만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USB-C 규격을 받아들인 애플도 아이폰17에어 모델에 충전 단자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물론 무산됐지만, 삼성전자의 고민처럼 충전은 완전 무선으로, 출력은 블루투스 이어폰에 의존하는 방안이 올랐던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올해 선방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위기는 내년?
[사진=트렌드포스]

올해 삼성전자 MX사업부는 S25 시리즈와 폴더블폰 흥행으로 견조한 이익을 거뒀습니다. 업게 추산 영업이익만 14조 원대로 작년 10조 6천억 원을 가뿐히 넘어선 걸로 추산됩니다. 

다만 내년 사업 전망에 대한 위기의식은 여전합니다. 주요 경쟁사인 애플이 폴더블 시장 참전을 예고한데다 중국 추격도 거세고, 반도체 등 부품 가격 상승 요인까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19%로 애플의 17%보다 2%p 가량 앞서있습니다. 3위는 샤오미로 14%, 4위는 12%의 오포입니다. 다만 10월 들어서 애플 판매량이 확 늘어나면서 시장 점유율이 24.2%까지 올라 애플이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을 역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삼성전자가 비수기인 12월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내놓거나 5월 갤럭시 S25 엣지를 출시한 점도 위기의식을 반영한 수익성 강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기술력을 알리면서도 내년 시장을 대비한다는 취지로 읽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 당분간 삼성전자의 미래 플래그십을 향한 고민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김동필다른기사
자사주 소각 째각째깍…속타는 재계 대응 제각각
쿠팡 이용자, 나흘 만에 감소…하루새 18만명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