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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돈세탁" 비난하던 블랙록…코인베이스와 회동

SBS Biz 임선우
입력2025.12.05 04:50
수정2025.12.05 05:51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월가 대형 은행들과 손잡고 암호화폐 관련 시범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비트코인을 ‘공포에 대한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재정의하며 자산 토큰화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현지시간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뉴욕타임스(NYT) 딜북 서밋’에 참석해 “미국의 가장 큰 은행 중 일부가 코인베이스와 함께 스테이블코인, 커스터디(수탁), 거래와 관련된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암스트롱 CEO는 구체적인 은행명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최고의 은행들은 이를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이에 저항하는 은행들은 결국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전통 금융권(TradFi)이 가상자산 시장을 더 이상 투기판이 아닌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시사합니다.

이날 암스트롱과 함께 대담에 나선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은 비트코인과 자산 토큰화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보냈습니다.



지난 2017년 비트코인을 “돈세탁을 위한 인덱스”라고 폄하했던 핑크 회장은 이날 “비트코인의 거대한 사용 사례(Use case)를 보고 있다”며 완전히 달라진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핑크 회장은 비트코인을 ‘공포의 자산(Asset of fear)’이라고 정의하며 그 가치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소유하는 이유는 물리적 안보나 재정적 안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며 “재정 적자로 인한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장기적 수단”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두 CEO는 ‘모든 자산의 토큰화’가 금융의 미래라는 점에 뜻을 모았습니다. 핑크 회장은 “전 세계 디지털 지갑에 약 4조 1000억달러(약 5800조원) 규모의 자금이 있으며, 대부분 스테이블코인 형태”라며 “다른 자산들이 토큰화된다면 이 자금을 훨씬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암스트롱 CEO 역시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모든 가치가 가상 토큰으로 디지털화되는 미래를 강조했습니다.

블랙록뿐 아니라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등 월가 주요 금융사들도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지난 10월 관세 발표와 레버리지 청산 등으로 인해 암호화폐 가격은 조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암스트롱과 핑크 같은 업계 리더들은 이를 단기적인 현상으로 일축하며, 실물 자산(RWA)의 온체인화라는 거대한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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