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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 브리핑] 금·은·구리, 45년 만에 첫 동시 최고가 外

SBS Biz 임선우
입력2025.12.04 04:47
수정2025.12.04 13:09


[글로벌 비즈 브리핑] 한 눈에 보는 해외 경제 이슈



▲"MS, AI 제품 판매 목표 하향"…AI 거품 논란 재점화
▲오픈AI 보다 먼저..."앤트로픽, 내년 대규모 IPO 추진"
▲마이크론, 글로벌 메모리 공급란에 소비자 사업 철수
▲마벨, 셀레스티얼 인수...주문형 반도체·실리콘 포토닉스로 '양날개'


▲금·은·구리, 45년 만에 첫 동시 최고가
▲"트럼프 관세 대응"...日 혼다·닛산·미쓰비시, 美 공동생산 검토

"MS, AI 제품 판매 목표 하향"…AI 거품 논란 재점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차게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대를 선언했으나 아직 시장 반응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S는 지난 6월 종료된 2025 회계연도 기준 에이전트 등 AI 제품의 판매가 목표에 미치지 못하자 부서별로 해당 제품의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고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이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현지시간 3일 보도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기업 고객이 자체 AI 앱과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는 '파운드리' 제품입니다.

한 클라우드 영업 부서는 이 제품의 판매를 50% 늘리겠다는 목표를 잡고 영업사원들에게 판매를 독려했으나, 회계연도 마감 이후 집계한 결과 할당량을 채운 비율이 5분의 1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업부에서도 같은 제품 매출 목표를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나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결국 이들 사업부는 지난 7월 시작한 이번 회계연도의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25∼50% 수준으로 낮춰 잡았습니다.

소식통은 MS가 특정 제품에 대해 이처럼 목표를 낮추는 조치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같은 AI 에이전트의 판매 부진은 기업 고객이 이 제품을 도입하는 조치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이전트가 인간을 대신해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를 활용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 절감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사이버 보안 업무나 재무 자동화 등과 같은 분야에서는 사소한 실수나 오작동도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성을 우려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사모펀드 칼라일은 지난해 회의 요약과 재무 모델 작성 등을 위해 MS의 AI '코파일럿'을 도입했다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AI가 외부 앱의 데이터를 제대로 추출하지 못한 것입니다. 결국 칼라일은 최근 코파일럿 도구에 지출하는 비용을 감축했습니다.

이에 대해 MS 대변인은 CNBC에 "AI 제품의 판매 할당 총량은 하향 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투자은행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분석가는 보도와 관련해 "산업계는 현재 AI 도입 초기단계"라며 "AI 제품이 기업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단지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라고 로이터 통신에 설명했습니다.

이날 MS 주가는 장중 3% 이상 하락했다가 일부 회복해 미동부 시간 기준 낮 12시 현재 전일 종가 대비 2%가량 하락한 480달러대에서 등락하고 있습니다.

오픈AI 보다 먼저..."앤트로픽, 내년 대규모 IPO 추진"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2026년께를 목표로 사상 최대급 기업공개(IPO) 작업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현지시간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은 최근 글로벌 로펌 윌슨손시니를 상장 준비 법률 자문사로 선정했습니다.

앤트로픽은 향후 기업가치를 3000억달러(약 400조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비공개 투자 라운드를 추진 중인데, 이 과정에서 IPO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적극 검토해 왔다고 사정을 아는 여러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이번 움직임은 AI 붐의 중심에 있는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장 평가를 받기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줍니다.

윌슨손시니는 2022년부터 앤트로픽에 자문을 제공해 왔으며 과거 구글, 링크트인, 리프트를 비롯해 굵직한 테크 기업의 IPO를 담당한 바 있습니다.

FT에 따르면 앤트로픽 투자자들은 경쟁사인 오픈AI보다 먼저 상장해 시장 신뢰와 자금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FT에 "일부 준비 상황을 고려하면 2026년 상장이 가능한 일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앤트로픽 대변인은 "우리 규모와 매출의 회사라면 상장사 수준의 운영체계를 갖추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상장 여부나 시기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회사는 지난해 에어비앤비 IPO를 주도한 크리슈나 라오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하며 내부 정비에 나선 상태입니다.

'챗GPT'를 통해 AI 시대를 연 오픈AI 역시 내부적으로 상장 가능성을 검토하며 준비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오픈AI는 지난 10월 기업가치가 5000억달러까지 평가됐고, 앤트로픽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에서 최대 150억달러 규모 투자를 약속받아 3000억~350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논의 중입니다.

마이크론, 글로벌 메모리 공급란에 소비자 사업 철수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글로벌 공급 부족 상황 속에서 소비자용 메모리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현지시간 3일 밝혔습니다. 사측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고급 메모리 칩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소식에 같은 날 뉴욕증시 장 초반 마이크론의 주가는 228.09달러로 전일 종가 239.49달러 대비 일시 4.76% 하락했습니다.

마이크론의 소비자 사업 철수는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공급망이 압박을 받는 가운데 나온 조치입니다. 스마트폰에 쓰이는 플래시 메모리부터 AI 데이터센터에 활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전반의 공급이 빠듯한 상황입니다.

마이크론은 소비자 브랜드 '크루셜(Crucial)' 제품의 소매점, 온라인 판매업체, 유통업체를 통한 판매를 중단할 예정입니다. 다만 소비자 채널을 통한 제품 출하는 2026년 2월까지 이어간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론은 최근 몇 년간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에 집중해 왔습니다. HBM은 현재 세계 3대 메모리 공급업체인 마이크론, 한국의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사이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 분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의 수밋 사다나 최고사업책임자는 "AI 기반 데이터센터의 성장으로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마이크론은 더 빠르게 성장하는 전략적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소비자용 '크루셜' 사업에서 철수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HBM은 일종의 동적 랜덤 액세스 메모리(DRAM)로, 칩을 수직으로 쌓아 전력 소모를 줄이고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AI 개발에 필수적인 이 메모리는 일반 소비자용 메모리보다 가격이 높고 수익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지난 8월 분기에서 HBM 매출이 약 2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약 80억 달러 규모에 해당하며,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9월에 이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마벨, 셀레스티얼 인수...주문형 반도체·실리콘 포토닉스로 '양날개'

미국 반도체 기업 마벨 테크놀로지가 최대 8조원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셀레스티얼AI를 인수했습니다. 
   
마벨은 셀레스티얼AI를 현금과 주식을 합쳐 32억5천만 달러(약 4조8천억원)에 인수한다고 현지시간 2일 밝혔습니다. 

마벨은 셀레스티얼AI가 2029년까지 누적 매출액 5억 달러를 달성하면 셀레스티얼AI 주주들에게 추가로 22억5천만 달러 상당의 마벨 주식 2천720만 주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마벨은 실제 셀레스티얼AI가 2028년 하반기부터 매출 기여를 시작해 4분기에는 연간 5억 달러의 매출 규모에 도달하고, 2029년 4분기에는 매출이 연간 1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셀레스티얼AI는 전기 신호 대신 빛을 이용해 칩과 메모리 사이 데이터 연결을 돕는 광자 연결망(Photonic Fabric) 기술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AI 훈련과 구동 과정에서 기존의 구리선 연결 대신 광 연결 기술을 활용하면 전송 속도를 높이고 전력 효율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셀레스티얼AI는 지난 3월 기업가치 25억 달러를 인정받아 AMD의 대규모 투자를 받았고,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이 회사 이사회에 올해 초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마벨은 이번 인수로 광자 연결망 기술 분야에 진출해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과 경쟁할 수 있게 됩니다. 

금·은·구리, 45년 만에 첫 동시 최고가

올해 금·은·구리의 선물 가격이 45년 만에 처음으로 나란히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지 시각 2일 미국 경제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은 선물 가격은 지난 1일 트로이온스(이하 온스·31.1g)당 59.14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구리 선물 가격은 올해 7월 23일 파운드당 5.8195달러로 최고점을 찍었고, 금 선물 가격은 10월 20일 온스당 4천359.40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3개 금속의 선물 가격이 한해 모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1980년 이후 처음이라고 마켓워치는 전했습니다.

선물 가격은 해당 자산에 대한 미래 수요 기대와 불확실성 헤지(위험분산) 필요성에 비례해 뜁니다.

마켓워치는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지정학적 불안정성, 달러 약세 흐름이 1980년과 지금의 금·은·구리 호황의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동시에 올해만의 특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현상은 현재 은과 구리에 대한 산업적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은은 열과 전기 전도율이 두루 뛰어나 인공지능(AI) 컴퓨터 장비, 전기차, 이차전지 등 첨단 제조업의 필수 소재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구리도 열·전기 전도율이 높고 은보다 가격이 훨씬 싼 덕에 AI·전력·전자 등 업종에서 수요가 꾸준히 우상향 중입니다.

1980년 때와 달리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안전 자산인 금을 적극적으로 비축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영국의 귀금속 유통사 솔로몬 글로벌의 객원 연구원 닉 콜리는 마켓워치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달러 가치 하락의 두려움, 중앙은행의 금 매집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현재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 조건들이 변화의 조짐이 없는 만큼 금·은·구리 가격은 향후 몇 달 동안 계속 더 오를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달러 약세에 대비해 대체 투자처를 찾는 이들에게 금·은·구리는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밈 주식'(인터넷 인기에 편승한 단기 인기 주식)이나 암호화폐 등 다른 투자처와 비교해 금속 원자재가 안정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은과 구리의 생산 공급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들 금속을 전략적 원자재로 분류한 것 등도 현재의 호황을 촉발하는 요인이라고 마켓워치는 봤습니다.

미국 금융투자사 머크 인베스트먼트의 대표인 엑셀 머크는 마켓워치에 보낸 이메일 논평에서 미국과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탈세계화와 자원 의존적 산업 주도주의의 흐름도 살펴봐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머크는 "탈세계화로 글로벌 경제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사업을 하는 비용이 올라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원자재 가격을 더 끌어올리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관세 대응"...日 혼다·닛산·미쓰비시, 美 공동생산 검토

일본 혼다, 닛산자동차, 미쓰비시자동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에 대응해 미국에서 자동차를 공동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미쓰비시자동차 가토 다카오 사장은 3일 보도된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인터뷰에서 "현지(미국)에서 공동 생산 등 닛산, 혼다와 협업 검토를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내년 봄 이전에 발표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공동 생산 공장과 차종 등에 대해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으나, 닛산의 미국 공장 활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가 전했습니다. 

앞서 미쓰비시와 닛산은 지난 5월 닛산의 북미 공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공동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미쓰비시는 미국에 생산 거점이 없어서 일본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미국에 수출해 왔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올해 4∼9월 북미에서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닛케이는 "3개 업체의 지난해 북미 자동차 판매 점유율 합계는 15%를 넘어 도요타자동차를 웃돈다"며 "미국에서 고관세 정책 등으로 개혁이 급선무가 된 상황에서 3개 업체가 협력해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높인다"고 해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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