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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비상 '코드 레드' 오픈AI 엔비디아...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거센 도전

SBS Biz 김종윤
입력2025.12.03 15:58
수정2025.12.03 17:11

[생성형 AI 모델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주도해온 인공지능(AI) 업계 판도에 지각변동 조짐이 일고 있습니다.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들이 자체 개발한 AI 칩과 최신 AI 챗봇을 쏟아내며 엔비디아와 오픈AI의 자리를 넘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격을 당한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은 사내에 '코드 레드'(code red·적색 경보)까지 발령했고, 추진해온 다른 서비스의 출시를 올스톱하고 챗GPT 성능 개선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각변동의 첫 진원지는 구글로, 구글은 새 AI 모델 '제미나이3'와 자체 AI 칩인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를 최근 전격 공개했습니다.

제미나이3는 추론 성능과 코딩 실력 등에서 AI 챗봇 강자인 오픈AI의 '챗GPT 5.1'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미나이3 성능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구글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쓰지 않고 개발했다는 점에서 업계를 더 놀라게 했는데, 구글은 자체 개발한 AI 칩인 TPU를 써서 제미나이3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관심은 검색엔진 최강자임에도 AI 챗봇 경쟁에서 주도권을 빼앗겼던 구글이 최신 AI 모델(제미나이3)과 AI 칩(TPU)을 앞세워 오픈AI와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에 모아집니다.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메타플랫폼(메타)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TPU 구매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빅테크의 '탈엔비디아'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오픈AI의 라이벌로 꼽히는 AI 챗봇 '클로드' 운영사 앤스로픽은 구글의 TPU 100만개를 탑재한 클라우드 이용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구글에 이어 아마존도 최신 AI 칩을 내놓으며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연례 클라우드컴퓨팅 콘퍼런스에서 자체 칩 '트레이니엄3'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웹서비스는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할 때보다 AI 모델 훈련·운영 비용을 최대 5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전성비(성능 대비 전력 효율성)를 높였다는 것입니다.

엔비디아 GPU 인기에 가려져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빅테크들은 그동안 자체 칩을 꾸준히 개발해왔습니다.

구글은 10년 전부터 TPU로 이름 붙인 AI 칩을 제조해왔으며 아마존도 인퍼런시아, 트레이니엄1, 트레이니엄2 등 자체 칩을 내놨습니다.

2022년 말 챗GPT 출시로 글로벌 AI 열풍을 이끈 오픈AI는 경쟁업체들의 추격에 당황하는 모습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의 올트먼 CEO가 사내에 '적색 경보'를 발령하고 챗GPT 개선에 집중하고자 다른 서비스 출시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2일 보도했습니다.

WSJ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1일 직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사내 메모를 보냈고, 특히 그는 챗GPT 성능 개선 담당자들과는 일일 회의를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올트먼 CEO 사내 메시지는 최근 구글 등 경쟁사들이 내놓은 AI 모델들이 잇따라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자칫 챗GPT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앤스로픽도 최근 자사 AI 모델 중 최상위 모델인 '오퍼스'의 최신 버전 '클로드 오퍼스4.5'를 내놨고, '가성비' AI 모델로 전 세계 테크 업계에 딥시크 쇼크를 안겨줬던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도 최신 버전인 '딥시크 V3.2'와 고연산 특화 모델 '딥시크 V3.2-스페치알레(speciale)'를 지난 1일 공식 출시했습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19일 '오픈AI의 지배적 위상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2022년 말 챗GPT를 출시한 이후 오픈AI는 넘어서야 할 존재였다"면서 "하지만 오픈AI의 지배력이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오픈AI가 주축이 된 이른바 빅테크들 사이의 '순환 거래'도 AI 거품론을 재점화하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절대 강자' 엔비디아 쪽에서도 위기감이 감지됩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5일 엑스(X·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자사 칩이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며 구글 견제에 나섰습니다.

엔비디아는 구글이 7세대 TPU '아이언우드'를 출시한 것과 관련해 "구글의 성공에 기쁘다. 구글은 AI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우리는 계속 구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AI 구동을 위한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는 80∼90%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빅테크들의 맞춤형 자체 칩 개발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출 수는 있어도 아직은 단기간에 판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아마존웹서비스도 자체 AI 칩 트레이니엄3 후속작에 엔비디아의 칩 간 연결 기술 'NV링크'를 지원할 것이라고 했고, 엔비디아를 견제하면서도, 클라우드 시장에서 엔비디아 GPU를 원하는 고객의 수요에 맞춰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구글 TPU 등이 엔비디아 GPU 시장을 잠식하기보다 AI 가속기 시장 전체의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리는 '추가 수요원'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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