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BOJ 악재로 연중 최고치 찍은 국고채 금리
SBS Biz 윤지혜
입력2025.12.03 07:16
수정2025.12.03 13:5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장기화 분위기 속에 일본 중앙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겹치자 국내 채권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1일 연고점을 찍은 채권 금리가 한꺼번에 몰린 부정적 재료를 소화해나가며 점차 회복하리라는 기대감과 아직 섣불리 예단하긴 어렵다는 신중론이 동시에 감지됩니다.
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권 2·3·5·10·20년물의 채권금리는 지난 1일 기준으로 나란히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채권 매도 압력이 거세지면서 가격이 하락했다는 뜻입니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진 여진이 계속되고 일본 기준금리 인상 관측까지 확산한 것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국고채는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 수준으로 유지하고 추가 금리 인하 관련 문구가 '톤다운'되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당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7월(3.00%)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 연 3%를 넘어선 3.013%에 마감했고, 이 밖에도 2년물, 5년물, 10년물, 20년물, 30년물, 50년물도 모두 일제히 상승해 장을 마쳤습니다.
또 한국의 11월 수출이 작년보다 8.4% 증가하며 경기 개선 기대가 부각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층 후퇴했습니다.
여기에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여지를 남기는 발언을 하면서 일본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를 넘어 미국, 독일까지 국채 금리가 일제히 급등하며 파급효과가 일었습니다.
일본은행은 올해 1월 단기 정책금리를 0.25%에서 0.5%로 인상한 뒤 이후 6회 연속 금리를 동결한 터라 이달 기준금리가 0.75%로 인상될 수 있다는 관측이 퍼지면서 일각에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마저 나왔습니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해외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일본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엔화 매수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지난해 7월 일본은행이 금리를 '깜짝' 인상하고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까지 퍼지자 양국 간 금리 격차를 활용해 캐리 트레이드에 나섰던 자금들이 대거 청산에 나서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은 '패닉'에 빠졌고 국내 채권 시장도 여파를 받았던 '트라우마'가 소환됐습니다.
다만 증권가에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만만찮게 제기됩니다.
작년엔 일본은행이 예상을 넘는 기습 금리 인상을 단행한 탓에 파급력이 컸지만, 이번엔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관련 지표에서 유의미한 여파가 관찰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입니다.
현재로선 다소 침체된 분위기를 맞은 채권시장이 연말까지 어떻게 흘러갈지는 전문가마다 견해가 갈립니다.
일부는 분위기를 끌어올릴 강력한 재료는 없더라도 금리 급등세는 일단 가라앉지 않겠냐는 전망을 내놓습니다.
실제로 국고채는 대체로 연고점을 찍고 하루 뒤인 2일에는 대체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국은행 금리인하 기대감 소멸과 일본은행 금리 인상 이슈 등 '악재'로 취급되는 재료가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가격 메리트에 따른 반발 매수세와 외국인의 국채 선물 매수 등으로 분위기가 잡혔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채권시장에선 이달 중 발표될 미국의 11월 고용지표에 주목하기도 합니다.
만일 고용이 예상보다 둔화하는 통계가 나온다면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가 점차 옅어질 수 있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살아날 수 있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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