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라는 연옥에 갇혀' 홍콩 아파트 화재 생존자
SBS Biz 송태희
입력2025.11.29 13:22
수정2025.11.29 13:45
[홍콩 화재 생존자가 집 안에서 촬영한 창밖 화염 (출처 생존자 페이스북. 홍콩01 캡처=연합뉴스)]
"집이라는 연옥에 갇히게 될 것임을 알았습니다. 창밖을 보니 불꽃과 뒤섞인 검은 눈송이 같은 잔해가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절망의 비였습니다."
현지시간 2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홍콩01 등에 따르면 32층짜리 홍콩 아파트단지 7개 동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로 적어도 128명이 사망한 가운데, 한 생존자가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다음과 같이 당시의 참상을 전했습니다.
처음으로 불이 난 건물의 2층에 거주하던 윌리엄 리(40) 씨는 화재 당시 집에서 휴식을 취하다 아내의 전화를 받고 화재 소식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는 곧장 대피하려 했지만, 현관문을 열었을 때는 이미 눈앞이 캄캄하고 짙은 연기로 숨을 쉬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문을 닫고 집 안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아내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비상구를 통해 로비로 대피할 수 있는 상황인지 물었지만, 로비가 불바다라는 아내의 말을 듣고 대피로가 끊어졌음을 알게 됐습니다.
그는 '집이라는 연옥'에 갇혔다고 느끼며 무기력하게 구조를 기다리다가,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수건 등을 적시는 등 행동에 나섰습니다.
그러다가 현관문 밖 복도에서 누군가가 외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는 젖은 수건을 움켜쥐고 밖으로 나갔고, 연기 때문에 눈물이 흐르고 목이 타는 듯 뜨거웠지만 복도 벽을 더듬으며 나갔고 마침내 소방관이 발견해 생존에 성공했습니다.
전날 오후 8시 15분 기준 당국이 밝힌 이번 화재 사망자는 소방관 1명을 포함한 128명입니다. 실종자는 약 200명이며, 수색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실종자 가운데 사망자가 더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홍콩 당국은 29일부터 3일간 애도 기간을 공식 선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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