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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큰그림은? 中과 연장전 아니고 '새판짜기'

SBS Biz 송태희
입력2025.11.25 07:57
수정2025.11.25 14:14

[부산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중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가 가시화하면서 국제 정세가 커다란 변곡점을 맞을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4일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 이후 자신이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동시에 시 주석의 내년중 답방을 초청한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이에 대한 중국 측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지만, 시 주석의 긍정적 반응 아래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나온 것일 수 있어 보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한 '큰 그림'이라는 표현이 의미심장합니다. 그는 자신과 시 주석의 방중·방미 계획을 밝힌 트루스 소셜 글에서 "이제 우리는 큰 그림(big picture)에 시선을 둘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시 주석까지 포함한 주어로 읽힙니다. 

이를 두고  두 정상이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양국의 첨예한 갈등 요소들을 한 테이블에 올려 주고받는 '빅딜'을 도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을 처음 거론했을 때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중이 관세 부과의 '연장전'을 거듭하는 무역 갈등이 그의 방문 시기에 맞춰 마무리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미중 무역합의가 최종 타결될 경우 주요 원자재 및 부품의 글로벌 공급망 문제, 경제 안보와 직결되는 첨단기술, 자국 기업을 겨냥한 상대국의 규제 등의 일괄 타결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경제 분야와 함께 안보 분야의 접점 모색도 관심사다. 인도·태평양 권역을 중심으로 미중의 군사적 긴장감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양측 모두 타격이 불가피한 무력 충돌로 치닫기 전에 '가드레일'(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중국을 향해 여러차례 강조한 '핵 군축'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함께 한·미·일의 공통 관심사인 북핵 문제와 중국이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는 대만 문제를 양측이 어떤 식으로 다루느냐는 한국의 안보에 직결되는 사안입니다. 

미중이 내년 두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관계의 '새판짜기'에 성공하고, 그에 따라 한반도가 위치한 동북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세가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이 '트럼프의 묵인' 하에 아태지역에서 영향력을 지금보다 더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옵니다. 
 
최근 'G2'(미국과 중국)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미중 정상외교를 통해 중국의 '지역 패권'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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