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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4연속 유지될 듯…"집값·대출·환율 부담"

SBS Biz 김성훈
입력2025.11.24 06:35
수정2025.11.24 13:3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오는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10·15 대책 등으로 수도권 집값 오름세나 가계대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꺾였는지 더 확인할 필요가 있고, 1,470원을 넘어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은 달러·원 환율도 금리를 낮추는 데 큰 부담이라고 설명합니다.

오늘(24일) 연합뉴스가 경제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모두 이달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강세인 데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지 않고 동결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습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도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나 수도권 집값에 상승 압력을 주지 않을까 한은이 우려할 것"이라며 "높은 환율 수준도 한은이 금융 안정에 초점을 맞춰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는 이유"라고 답했습니다.

지난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주간(낮)거래 장중 달러·원 환율은 1,476.0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미국 관세 인상 우려가 고조된 지난 4월 9일(장중 1,487.6원·종가 1,484.1원)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11월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20% 높아졌습니다. 

상승률은 10·15 대책 발표 직후인 10월 셋째 주(0.50%) 정점을 찍은 뒤 3주 연속 떨어지다가 4주 만에 소폭 반등했습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20일 현재 769조2천738억원으로, 이달 들어 2조6천519억원 불었습니다. 

이미 10월 전체 증가 폭(2조5천270억원)을 넘어섰고, 하루 평균 증가액(1천326억원)은 7월(1천335억원) 이후 가장 많습니다.

미국의 불확실한 정책금리(기준금리) 경로와 한·미 금리 격차 확대 위험도 인하의 걸림돌로 지목됐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각) 금리선물 시장에는 다음 달 9∼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약 71.5%의 확률로 반영됐습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미국 경제의 예상보다 탄탄한 성장세와 실업률 안정세 등을 근거로 인하 확률이 39%에 머물렀지만,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여지가 남았다"는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한마디에 분위기가 확 바뀌는 등 전망 자체에 큰 의미가 없는 상태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앞서 지난달 28∼29일(현지 시각)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3.75∼4.00%로 0.25%p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2.50%)과 금리 격차가 1.50%p로 줄었지만, 만약 한은이 27일 추가 인하를 단행하면 차이는 다시 1.75%p로 벌어집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정상적 상황은 아니고, 최소한 우리나라 금리가 미국과 비슷하거나 미국이 약간 더 위에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현재 연준이 상당히 매파적(통화긴축선호)인 상황에서 한은만 금리를 내려 격차를 키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 역시 "국내외 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 이탈 우려도 금리 동결 요인"이라며 "미국이 12월 동결할지 인하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낮춰 놓을 필요가 없다"며 "한은도 우선 12월 FOMC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반도체 등 수출 호조와 민간 소비 회복세 등으로 경기 부양 목적의 금리인하 압박이 연초보다 크지 않은 점도 동결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향후 성장 개선 기대가 커진 점도 동결 결정의 명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만약 27일 한은이 새 경제 전망에서 기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예상치(0.9%·1.6%)를 소폭이라도 상향 조정한다면, 금리 유지 가능성은 그만큼 더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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