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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광군제, 기간 늘려 간신히 이름값…소비심리 '미지근'

SBS Biz 임선우
입력2025.11.13 04:49
수정2025.11.13 13:15

[중국 베이징의 광군제(솽스이) 할인 광고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내수 위축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계속되는 중국에서 연중 최대 쇼핑 대목인 ‘광군제’(光棍節·11월11일) 행사가 역대 최장기간 진행됐지만 소비심리는 잠잠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주로 숫자 11이 두 개라는 의미의 솽스이(雙十一·쌍십일)로 불리는 광군제는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11월 11일을 ‘연인이 없는 싱글을 위한 날’로 기획해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하는 행사로 2009년 처음 시작했습니다.

이후 10여년간 매년 11월 11일 구매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중국 최대 쇼핑 대목으로 굳어졌고, 매출 면에서도 미국 추수감사절(11월 네번째 목요일) 직후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까지 이른바 ‘사이버 위크’ 할인 기간 매출액을 크게 뛰어넘는 세계 최대 쇼핑 이벤트가 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수년 동안에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그에 따른 내수 부진, 높은 청년 실업률 등의 영향으로 솽스이 효과가 이전만 못하다는 분석입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12곳 이상의 중국 내 온라인 스토어를 관리하는 회사인 쿵푸데이터의 조쉬 가드너 대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브랜드도 있지만 다른 브랜드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하락한 정도”라며 “잠잠하다는 게 이번 솽스이 기간의 분위기와 매출을 설명하는 적합한 단어 같다”고 로이터에 말했습니다.

과거 실시간으로 솽스이 매출 정보를 공개하고 행사 종료 후에는 대대적인 미디어 행사를 열었던 중국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은 2022년부터 거래액 등 구체적 매출 수치를 내놓지 않고 있는데 올해는 더 공개를 꺼리는 모습입니다.

알리바바의 양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淘寶)와 티몰(天猫·톈마오)은 솽스이 행사가 끝난 12일 현재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징둥은 지난달 9일부터 전날까지 진행한 솽스이 프로모션 기간 주문량이 작년 동기 대비 60%, 구매 고객 수는 40% 증가해 이전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으나 총거래액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솽스이 총거래액을 발표한 곳은 전자제품 회사 샤오미 정도입니다. 샤오미는 올해 솽스이 행사 기간 자사 제품 총거래액이 290억위안(약 5조9천700억원)을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국경절과 중추절(추석) 연휴 효과 등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소폭 반등한 뒤 징둥과 샤오미 등이 솽스이 매출 증가를 발표한 것은 긍정적 신호일 수 있으나 외신과 전문가들은 소비 진작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봤습니다.

AP와 AFP통신도 경제 불안과 길어진 행사 기간에 피곤함을 느끼는 중국 소비자들이 솽스이에 꼭 사려던 물건이나 생필품을 구입하는 것 외에 큰돈을 쓰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ING의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린 송은 “가정의 소비 의욕이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연초부터 정부가 가전제품과 자동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한 것도 솽스이 할인 효과가 떨어지게 된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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