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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갑론을박 본질은 '단가'…물량·단가 현실화 필요성

SBS Biz 윤지혜
입력2025.11.09 13:40
수정2025.11.09 13:46

노동계와 이커머스(전자상거래)·택배업계에서 새벽 배송 금지 추진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거운 모양새입니다.

이는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지난달 22일 '택배 사회적대화 기구' 회의에서 "0시∼오전 5시 초(超)심야 배송을 제한해 노동자의 수면시간과 건강권을 최소한으로 보장하자"고 제안하자 쿠팡 노조·소비자단체들이 일할 권리와 소비자 편익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서 불거졌습니다.

그러나 9일 업계와 노동계에선 택배노조의 '초심야배송 제한' 추진이 쿠팡의 로켓배송 시스템과 싼 단가 때문에 초래됐음에도 사안이 '새벽배송 찬반으로 논쟁'으로 흘러가 본질을 가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커머스 업체와 택배사는 "쿠팡의 고강도·저단가 노동이 논란의 핵심인데 노동자 건강권 대 소비자 편익·일자리 문제로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쿠팡이 다른 새벽배송 업체들과 달리 막대한 물량을 앞세워 배송 단가를 끌어내리는 바람에 근로 강도와 수익구조를 왜곡한다는 것입니다.

쓱닷컴은 계획된 배송물량에 따라 주문이 마감되면 고객이 다음 시간대 배송을 고르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컬리는 인공지능(AI) 기술로 당일에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수량만 선발주해 새벽배송 기사의 업무 강도가 일률적으로 유지됩니다.

로켓배송으로 성장한 쿠팡은 새벽 배송 대상 품목과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배송 단가는 개당 1천원에 못 미칩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택배사마다 비즈니스 구조가 달라 단가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쿠팡은 주문 상품을 합포장하지 않고 각각 비닐 포장해 개당 중량이 가볍습니다.

전국택배노동조합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쿠팡 배송기사 노동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파트 배송 건당 수수료 중윗값은 주간이 655원, 야간은 850원이고, 일반 번지는 주간이 730원, 야간이 940원으로 각각 나타났습니다.

쿠팡 노동자의 배송 물량은 작년 대비 8% 늘었지만, 배송 기사의 실질소득은 오히려 2%가량 줄었습니다. 캠프와 배송지를 오가는 다회전 횟수도 매해 늘고 있습니다.

쿠팡 새벽 배송 기사들은 오후 8시30분(1차), 오전 0시30분(2차), 오전 3시30분(3차)에 캠프에 들어가 물품을 직접 분류한 뒤 싣고 나오는 작업을 반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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