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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세워주세요"…기피시설 화장장 오히려 유치전

SBS Biz 김종윤
입력2025.11.06 17:55
수정2025.11.07 05:50

[경남 양산시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반적으로 "우리 지역은 반대"하는 '님비(NIMBY)' 기피시설로 꼽히는 시립화장장을 놓고 경남 양산시 주민들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6일 양산시와 상북면·강서동 주민 등에 따르면 양산시는 지역에 화장시설이 없어 '원정 화장' 불편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시립화장장 건립을 추진 중입니다.

혐오시설을 놓고 상북면과 강서동 주민들이 화장장 추진위원회를 각각 구성해 오히려 고정관념을 깨고 "우리 동네 세워달라"는 임비(Yes In My Backyard)로 화장시설 유치전에 나선 것입니다.

상북면 오룡마을 장사시설 추진위원회 신춘배 회장은 "마을 100가구 주민 중 약 92%가 화장시설 유치에 찬성하고 있고, 시와 민간기업이 장사시설과 봉안당 등을 조성함으로써 지역 인프라 확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상북면 추진위는 어제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품 종합 장사시설'을 구축해 지역 복지 향상과 상북면의 균형 발전을 이끌겠다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이에 맞서 강서동 내 어곡동 장사시설 유치위원회도 화장시설을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어곡동 유치위는 지난달 29일 양산시청에서 "장사시설은 우리 삶을 마무리하는 데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양산시에는 시설이 없어 타지역으로 원정 화장을 다닌다면서 시민 모두 화장장 설립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시민의 마지막 순간을 존엄하고 의미 있게 마무리할 수 있고, 떠난 이들을 추모하는 남은 가족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명품종합 장사시설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는 입장의 회견을 했습니다.

이례적인 화장시설 유치 경쟁을 놓고 상북면에서는 기존 추모시설과 경쟁 우려가 나오고, 강서동에서는 비상대책위와 종교단체가 반대 집회를 여는 등 반대 목소리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유치 경쟁에 뛰어든 양 지역 주민들은 화장시설이 기피시설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며 적극적인 유치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양산시는 기피 시설로 인식되는 화장장 건립을 위해 주민 동의율 70% 이상을 확보한 지역을 대상으로 화장장 후보지를 공모했고, 화장장 유치지역(마을)과 관할 읍면동, 반경 1㎞ 이내 주변 지역에 각 50억원 이내 주민지원기금 등을 연도별 지원하는 인센티브를 내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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