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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200억달러 조달…묘수 뒤 남은 그림자

SBS Biz 지웅배
입력2025.10.30 17:49
수정2025.10.30 18:12

[앵커]

이번 합의에서 우리 정부는 미국에 2천억 달러를 현금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정부는 연간 200억 달러로 투자 상한을 제한하면서 시장 충격 없이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꺼번에 외화가 유출될 경우 외환시장에 일어날 수 있는 불안을 막기 위한 '묘수'라곤 하지만, 위기 때 달러 방어 여력과 재정 부담이 커지는 건 불가피해 보입니다.

지웅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시장 충격 없이 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고안한 방식은 보유 중인 외화 자산의 운용수익을 활용하고, 부족한 부분은 정책 금융기관의 외화채권 발행으로 메꾸는 겁니다.

[김용범 / 대통령실 정책실장 : 기본적으론 외화 자산의 운용수익을 기대·활용할 생각입니다. 이는 우리 시장에서 바로 조달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이 우리가 적지 않기 때문에…]

지난해 한은의 외화 자산 운용수익과 국제기구 출연금 손익에 정부 외화 자산 수익을 더하면 약 15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부족한 50억 달러는 정책 금융기관이 해외에서 외화채권을 발행해 조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한수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어찌 됐건 지금 피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는 그래도 가장 실질적·합리적인 대안을 찾은 게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정부가 해외에서 번 이자와 배당을 대미 투자에 써버리면 복리 수익이 줄어 위기 때 달러 방어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이승헌 /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 : 외환보유액(에서 문제라고) 한다면 일부 증감되는 부분이 덜 증가할 거 아니에요. 그런 부분이 시장에 일부 영향을 줄 수는 있을 거예요.]

국책은행이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하면 국가부채로 직접 잡히진 않지만, 보증을 서는 정부가 결국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장민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정부 보증채는) 넓은 의미로 보면 국가채무로 봐야겠죠. 만일에 이제 보증된 것이 잘못된다 그러면, 그건 국가채무로 오겠죠.]

정부는 외환시장 불안시 납입 시기와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단 입장이지만, 미국 외환 안정 기금처럼 더 확실한 안전장치를 명문화해야 한단 지적도 나옵니다.

SBS Biz 지웅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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