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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조선소 방문할까…HD현대, 美해군 함정 첫 건조 도전

SBS Biz 최지수
입력2025.10.27 11:15
수정2025.10.27 16:44


이번 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한미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일정들이 예정돼 '외교 슈퍼위크'로 꼽히는 가운데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조선소를 깜짝 방문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오늘(2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조선 '빅3'인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등을 방문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더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지난 7월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만큼,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꿈꾸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트너인 한국의 기술력을 확인하기 위해 방문할 거란 기대감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주요 조선소들이 모두 APEC이 열리는 경북 경주에서 헬기로 1시간 이내 거리에 있습니다. 조선3사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 방문'에 대비한 준비는 마친 상황입니다. 



미국 한화필리조선소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를 상징하는 곳이기 때문에 모기업인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 방문할 거란 전망 나오고, 경주서 가장 가까운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도 유력한 후보지로 꼽힙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이 성사된다면 '마스가'에 미국 측이 한 번 더 '눈도장'을 확실히 찍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또 한 번 물꼬를 터줄 거란 기대감마저 나옵니다.

각 사는 "아직 방문과 관련 전달받은 바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측이 공식적인 일정을 발표하지 않는 이상 저희가 방문 여부를 확인해드리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방한 일정이 1박2일에 그쳐 스케줄이 빡빡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선소 방문은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예측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한국에 도착해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이후 APEC 최고경영자(CEO) 오찬 기조연설 후 저녁 정상들과 실무 만찬을 갖습니다. 30일에는 APEC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납니다. 

HD현대, 美해군 함정 첫 건조…'마스가' 선두 

'마스가'에 대한 기대감이 붙은 가운데 HD현대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함께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건조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한미 조선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HD현대는 지난 26일 APEC이 열리는 경주에서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MOA)' 체결했습니다.

이전까지 우리 기업이 미 군수지원함 MRO를 맡은 적은 있었지만 해군 함정을 건조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입니다.
 
구체적으로 최근 미 해군이 최근 차세대 군수 지원함의 개념 설계 입찰 공고를 냈는데, 양사가 공동 개발한 군수지원함으로 이 사업을 따내는 게 목표입니다. 

수주까지 성사될 경우 미 해군의 보급 및 물류능력 현대화 전략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울러 미국 내 조선생산시설 인수를 추진하고 조선 분야 엔지니어링 합작회사 설립도 검토합니다. 

김영훈 경남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물론 MRO(유지·보수·정비) 등 수리를 통해서도 부가가치를 낼 수 있지만 한계가 있고 우리가 함정 '건조'를 직접 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입증된 기술력을 확실히 적용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원하는 것을 설계에 직접 반영해서 선박을 건조하는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될 경우 이후 미 군함 등 수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 해군의 군수지원함 MRO를 수주하면서 마스가 프로젝트 발표 이후 실질적인 첫 한미 협력 사례를 도출해내기도 했습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오늘(27일) 회장 승진 이후 첫 공식 행보로 APEC CEO Summit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 기조 연설자로 나서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정 회장은 "첨단 역량을 기반으로 미국의 해양 르네상스를 위한 든든한 파트너로 여정에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 해군을 필두로 한 차세대 함대 건조와 조선소 재건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조선 빅3 기업인 한화오션 역시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완료해 생산능력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며 삼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현지에서의 상선 건조 등 여러 미국 사업 추진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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