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점수로 사람 평가 안돼…인지는 시간과 경험으로 발달"
SBS Biz 송태희
입력2025.10.20 17:30
수정2025.10.20 17:54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는 정미령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 (사진=연합뉴스)]
"교육은 진리 위에 기반을 두고, 인지의 자율성을 키워야 합니다. 서열화, 획일화된 한국 교육은 아이들의 창의력을 억압합니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세계한인여성협회(총재 이효정) 주최 제10차 세계한인여성대회에서 교육 부문 세계화 공로 대상을 받은 정미령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정 교수는 "초등학교부터 사고의 훈련을 통해 인지를 발달시켜야 하는데, 현재 한국 교육은 그렇지 못하다"며 "영국은 각 개인의 인지적 자율성을 살려주는 제도가 갖춰져 있지만 한국은 서열 문화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966년 이화여대를 졸업한 정 교수는 1971년 영국에 유학해 런던대, 옥스퍼드대, 에든버러대에서 수학했습니다. 1985년 '인지 능력의 다양성'을 주제로 한 박사학위 논문으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옥스퍼드대 심리학부 연구전담교수로 발탁됐습니다 .
정 교수는 '인지의 자율성'이라는 개념을 학계에 처음 제기했습니다. 지능지수(IQ) 검사만으로는 인간의 지능을 평가할 수 없으며, 시간과 경험에 따라 인지 능력이 다르게 발달한다는 이론입니다.
"IQ 점수로 사람을 단순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게 제 주장입니다. 언제·어디서·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가가 능력을 만듭니다. 교육은 그 자율성을 키우도록 설계돼야 해요."
한국과 영국의 교육 체계 차이에 관해 묻자 정 교수는 "영국은 학생 개인의 서로 다른 진도를 인정한다"며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교실에 30명이 있으면 수학 진도가 모두 다릅니다. 어떤 학생은 5쪽에 있고 어떤 학생은 20쪽에 있을 수 있습니다. 영국은 이를 인정하고 그대로 둡니다. 하지만 한국은 모두 같은 진도를 나가죠."
정 교수는 한국의 '획일화 문화'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10명이 있으면 10명이 모두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수학을 잘하는 학생은 더 잘하게 해주고, 음악을 잘하는 학생은 음악을 더 잘하게 해줘야 합니다."
한국 사회의 또 다른 문제로 정 교수는 '인성 교육의 약화'를 꼽았다. "경제 발전에 치우친 나머지 인성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양심이 무뎌지고, 거짓이 사회를 지배하게 됩니다."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그는 "한국 사회는 변화를 좋아하고 새로운 것에 빠르게 적응한다. BTS와 한류가 성공한 것도 이런 창의성 덕분"이라며 "문제는 그 창의성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교육과 정신이 부재하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 교수는 2012년 68세에 정년퇴임한 이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옥스퍼드대 종신 명예교수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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