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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펀드 전액 손실 위긴데…꿈쩍 않는 판매사에 단체소송 착수

SBS Biz 박규준
입력2025.10.17 11:50
수정2025.10.17 13:35


​​​​​​3700억원 투자금 전액손실 위기에 처한 독일 트리아논펀드가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가운데, 일부 펀드 투자자들이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단체소송, 조정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오늘(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일부 투자자들은 법무법인 한별을 통해 다음 달 중으로 법원에 조정신청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조정신청서엔 투자원금에서 기지급 배당금을 제외한 금액의 50% 가량을 배상하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성우 한별 변호사는 "소송 대비 조정이 기일이 빨리 잡히는 장점이 있지만 투자자와 금융사 간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소송 절차로 이전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법원 조정은 성립되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지만 투자자-판매사 이견으로 불발되면 소송으로 이어집니다.

일단 해당 법무법인은 한국투자증권을 대상으로 조정 신청을 한 뒤 다른 판매사들로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법무법인 한별은 그간 사적화해를 통한 피해자 구제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트리아논펀드 판매사들에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판매사들이 받아들이지 않자 법원 조정 신청에 나서는 겁니다.



이 펀드는 공모, 사모 모집액 약 3700억원에 5천억 현지담보 대출 등을 더해 독일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됐습니다. 하지만 해당 빌딩 소유권을 들고 있는 현지 SPC가 도산절차를 밟으면서 기준가 0원으로 전액손실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이달 31일 만기인 트리아논 펀드는 최근 만기 연장을 위한 수익자총회를 열지 않기로 해 사실상 청산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법무법인 정윤은 벨기에 펀드에 이어 트리아논펀드 투자자들을 대리해 단체소송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노윤상 정윤 변호사는 다음 달 중으로 한투증권 등 펀드 판매사들 대상으로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손배청구 금액에는 투자원금 손실액에 더해 지난 2022년경부터 지급되지 않은 배당금도 포함시킨다는 계획입니다. 

노 변호사는 "현재 10여명이 단체소송 참여 의사를 밝혔고 이달 말 만기가 지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벨기에펀드 때와 달리 (트리아논펀드는) 분배금 중단 사유가 제대로 설명이 안 된 것 같아 분배금까지 손배청구액에 포함시키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금감원은 최근 벨기에펀드 판매사 3곳을 대상으로 불완전판매 여부 검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비슷한 상품 구조이면서 불완전판매 지적이 나오는 트리아논펀드 등 다른 해외 부동산 펀드에 대한 후속 검사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선 벨기에펀드 판매사 검사 착수해서 보고, 상품이 비슷한 구조인 만큼 또 다른 펀드 문제점이 있다면 당연히 가서 살펴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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