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에 'NO'…국민연금, 해외투자기업에 목소리 키운다
SBS Biz 김성훈
입력2025.10.16 06:33
수정2025.10.16 06:35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기업에 대한 경영 감시와 관여의 칼을 빼 들었습니다.
오늘(1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이런 변화는 지난해 9월 '해외주식에 대한 기업과의 대화 도입 방안'이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되면서 공식화됐습니다.
올해 7월 말 현재 1천300조원이 넘는 기금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 투자하는 '큰손'으로서, 더 이상 수동적인 투자자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주주 목소리를 내겠다는 선언입니다.
2013년 약 10%에 불과했던 해외주식 비중이 10여 년 만에 35%를 훌쩍 넘어서자, 이에 걸맞은 책임과 역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겁니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해외 기업의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한 문제가 국민에게 큰 피해를 주는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됐습니다.
최우선 목표는 '성과와 수익성 극대화'입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책임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 훼손을 막고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핵심 도구로 활용됩니다.
'기업과의 대화'는 배당 정책, 기후변화 대응, 산업안전 문제 등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경영진과 소통하며 개선을 유도하는 주주 활동입니다.
2019년부터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해 온 이 제도를 해외로 확대하는 겁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국민연금의 주요 투자 대상인 만큼, 이들의 ESG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포부입니다.
다만, 당장 직접 대화에 나서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 기업과의 소통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현실을 고려해 2단계 접근법을 택했습니다.
우선 올해부터 2년간은 해외 주주 활동 전문기관에 업무를 위탁해 간접적으로 대화를 진행합니다.
이 기간 국민연금은 위탁 기관의 활동에 참여하며 역량을 쌓고, 2027년부터는 직접 해외 기업과 마주 앉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1년간의 행보를 보면, 국민연금은 기업 이사회가 상정한 안건의 91.5%에 찬성하며 경영진에 힘을 실어주지만, 다른 주주들이 제안한 안건은 약 74%를 반대하며 깐깐한 잣대를 들이댔습니다.
특히 군사 기술 개발 보고(MS)나 특정 평등지수 참여 중단(알파벳) 등 정치·이념적 목표가 짙다고 판단되는 제안에는 '주주가치 제고가 불분명하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반면, 메타(페이스북)에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 감독, 아동 안전 문제 등 주주제안 9건 중 7건에 무더기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이는 가짜뉴스, 개인정보 유출 등이 장차 거대한 규제 리스크로 돌아와 기업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실리적 판단에 따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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