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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한 돈 100만원, 비트코인 2억까지 내달리나?

SBS Biz 임선우
입력2025.10.10 10:47
수정2025.10.10 11:27

[앵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시트콤 제목이죠.

최근 금과 비트코인 가격 흐름에 딱 맞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증시까지 활황이다 보니, 위험자산, 안전자산,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다 오르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현상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금값부터 보죠.

이번 주 드디어 온스당 4천 달러도 돌파했어요?

[캐스터]

브레이크가 없는 골드 러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 1월 2천600달러 대로 출발한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4천 달러 고지를 돌파하면서 최고치 기록을 또 세웠는데요.

신고가 기록을 수시로 갈아치우며 올 들어 50% 넘게 올랐습니다.

1979년 이후 최대 상승폭인데, 이미 월가가 예상했던 올해 금값 전망치를 뛰어넘었고요.

국내에서도 올 초 50만 원 대였던 금 한 돈 값은 70만 원을 넘어, 이제 80만 원도 가시권에 두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골드뱅킹에는 작년 말보다 80% 급증한 1조 4천억 원이 넘는, 사상 최고 수준의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금 쏠림 현상은 글로벌 트렌드가 됐는데요.

세계 금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금 ETF 유입액은 640억 달러, 우리 돈 90조 원을 넘겼는데, 9월 한 달 동안에만 173억 달러가 유입돼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특이한 점은 금값이 주식, 또 비트코인과 함께 오르고 있다는 점이에요?

[캐스터]

보통 금은 불안할수록, 주식이나 비트코인 은 낙관적일수록 오른다는 말처럼, 경기 둔화 압력이 커져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회피 분위기가 퍼지면 금값이 오르고, 반대로 경기 회복 기대 속에 위험 선호 현상이 우세해지면 주식 등 위험자산이 각광받는 식이었지만, 최근엔 이런 공식도 깨졌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주요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선진국과 신흥국 등 47개국 증시 3000종목을 담은 MSCI 세계지수도 연초 이후 18%, 4월 저점 대비 약 34% 반등할 만큼, 최근의 불장이 몇 개 나라에 국한된 현실이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고요.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연휴 동안 자고 일어나면 신고가를 찍을 만큼 무섭게 달렸습니다.

전통적으로 강세 시기인 4분기 접어들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는데, 9월 말 저점인 10만 9천 달러부근에서 15% 넘게 수직 상승해 지난 5일 12만 5천 달러를 넘어서더니, 불과 2시간 반 만에 12만 6천 달러 고지까지 뚫어냈습니다.

현재는 단기 급등에 다른 '팔자' 주문이 쏟아지면서 12만 2천 달러 선에서 등락 중입니다.

[앵커]

이렇게 다 오르는 이유가 뭔가요?

[캐스터]

이례적인 '에브리씽 랠리' 흐름을 보이는 현상 이면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롯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요.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더불어, 2주째로 접어든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유로권에서 가장 심한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도, '안정적인 피난처'를 찾아 헤매는 투자자들을 대체 자산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앵커]

월가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캐스터]

공통적으로 더 이상 "달러를 못 믿겠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달러를 비롯한 선진국 통화의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하려는 투자자들이, 금과 비트코인 같은 같은 대체 자산에 몰려드는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를 강화하고 있다 짚었는데, 높은 정부부채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신뢰까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달러화 등 기축통화를 대체할 다른 자산을 찾아 피신하고 있다는 겁니다.

월가를 대표하는 빅샷인 시타델의 켄 그리핀도 투자자와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대신 금을 안전한 피난처로 본다며, "개인적으로 우려되는 부분이다" 말했는데, 지속해서 미국 산업에 베팅하겠지만, 달러화에 대한 위험노출은 피하고 싶다 직접적으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도 더해진 상황입니다.

[앵커]

미국 이슈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캐스터]

그렇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치적 불안정이 금융시장으로 번지는 상황은 프랑스와 영국, 일본 등 다른 선진국에서도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앞서 김성훈 기자가 전해드린 대로 일본에선 다카이치 총재의 '아베노믹스 시즌2' 개막이 확실시되면서 엔화 가치가 뚝 떨어지기도 했고, 유로화는 프랑스 정국 혼란에 출렁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금값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겠군요?

[캐스터]

월가에선 에브리씽 랠리가 한동안 지속될 걸로 보고 있습니다.

채권시장에 머물던 자금이 작은 비중이라도 옮겨갈 경우, 추가로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개인이 보유한 미 국채의 1%만 귀금속으로 전환돼도 금 가격이 온스당 5천 달러선에 근접할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고요.

스탠다드차타드 역시 "금 값을 의미 있게 되돌릴 촉매 요인들이 보이지 않는다"며, 마찬가지로 "올해 금값이 상승세를 지속하며 온스당 5천 달러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짚었습니다.

[앵커]

비트코인은 어떤가요?

[캐스터]

비트코인 역시 잠시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그럼에도 더 갈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점차 강해지면서 옵션 시장 거래자들이 14만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데 베팅을 늘리고 있다 진단하면서, 연말 만기인 단기 비트코인 옵션 계약에서 콜옵션의 미결제약정이 해당 행사가격 부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짚었고요.

시장분석업체 앰버데이터는 "매수 청산이 상당히 있었는데도 현재 비트코인 선물과 무기한 계약의 명목 미결제약정이 사상 최대 수준에 달한다"며, "이번 시장 랠리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본다" 분석했습니다.

다만 "지금부터는 변동성 급등이나, 풋옵션 거래량의 변화를 단기 조정의 경고 신호로 주의해야 한다" 덧붙였는데, 이마저도 도약을 위한 다음 단계라는 분석을 내놓는 곳도 있습니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크레디불 크립토는 비트코인이 10만 8천 달러에서, 11만 8천 달러 구간으로 조정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해당 구간으로 하락할 경우 오히려 좋은 기회"라며 "15만 달러 이상을 향한 다음 단계가 시작됐다"고 짚었고요.

JP모건 역시 비트코인이 여전히 금에 비해 과소평가돼 있다며 목표가를 16만 5천달러로 제시했습니다.

"ETF 유입세가 지속되고 금과 비트코인 사이 자본 이동이 이어질 경우 비트코인 시총이 지금보다 40% 이상 확대될 수 있다 짚었고요.

스탠다드차타드 역시 조만간 새로운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라며 단기 목표가를 13만 5천 달러, 연말 목표가로 20만 달러를 제시할 만큼 랠리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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