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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올빼미 공시'…연휴 전날 전체 공시 절반 육박

SBS Biz 김종윤
입력2025.10.03 17:58
수정2025.10.03 18:15


역대급으로 긴 추석연휴를 하루 앞두고 상장사들이 증시 마감 후 악재성 내용을 쏟아내는 '올빼미 공시' 행태가 어김없이 반복됐습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공시는 총 297건으로 집계됐는데, 코스피 공시가 172건, 코스닥 공시가 125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정규장이 끝나는 오후 3시 30분 이후 나온 공시가 134건(코스피 71건, 코스닥 63건)으로 전체의 절반(45.1%)에 육박했습니다.

특히 경영권 분쟁 소송이나 거래처와 거래 중단 등 주가에 악재인 공시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동성제약은 지난달 1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결의된 자사 사내이사 4명의 선임을 취소하라는 경영권 분쟁 관련 소송이 이날 제기됐다고 공시했습니다.

이어 별도의 공시를 통해 지난달 25일 이사회에서 나원균 대표이사가 해임되고 유영일 라에힐코리아 최고경영자(CEO)가 새 대표로 선임됐으나, 참석권 미보장, 일방적 소집·연기·강행 등 절차상 하자가 확인된 만큼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풍제지도 이옥순 대표이사의 '일신상 사유'로 권혁범 전 KH건설 대표로 대표이사를 변경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또 범양건영은 전라남도 장성군 청운지하차도 개설사업 공동도급수급체 중도 탈퇴로 장성군으로부터 입찰 참가 자격 1개월 제한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파라다이스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 공시를 통해 9월 카지노 매출액이 640억원으로 전월 대비 20.4% 감소했고, 드롭액(칩 구매 총액)도 5천677억원으로 13.5% 줄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매월 이맘때쯤 공시를 하고 있다. 9월 실적은 성수기인 전월(8월)보다는 감소했으나 작년 동월 대비로는 매출이 4% 이상 개선된 호실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상당수 투자자가 귀성길에 올라 관심이 적었던 시간을 틈타 올라온 공시 가운데는 긍정적인 소식도 있었습니다.

한화시스템은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방위사업청과 3천573억원 규모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L-SAM) 다기능 레이다(MFR)'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상대적으로 닿기 힘든 시간대에 이뤄지는 공시는 상대적으로 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큽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3일 이상 휴장하기 전 마지막 거래일에 장 마감 이후 나온 공시를 연휴 이후 첫 거래일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재차 공지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과 안내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면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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