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주홍글씨 남기나…법원 "회사명 공개"
SBS Biz 오정인
입력2025.10.02 15:41
수정2025.10.02 15:59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중대재해 발생 기업명을 공개해달라"며 제기한 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했습니다.
오늘(2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행정9-3부(재판장 김형배)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소송에서 정보공개센터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지난 2023년 3월 노동부에 '2022년 중대산업재해 발생 원·하청 기업 현황'을 정보공개청구했지만, 당시 노동부는 '수사 및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 처리했습니다. 이에 정보공개센터는 노동부에 이의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후 행정 소송에 들어갔습니다.
앞서 1심서도 법원은 정보공개센터 손을 들어줬습니다.
지난해 10월 1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해당 정보가 공개돼도 고용노동부가 주장한대로 수사 직무 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의 공표 제도가 수사 중 정보 비공개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봤습니다.
또 '정보 공개로 인해 기업의 사회적 낙인이 우려된다'는 노동부 측 주장에 대해서는 "정보 공개로 인한 기업의 사회적 낙인 우려는 비공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같은 1심 판결에 불복한 피고인 노동부 측은 곧바로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노동부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김예찬 정보공개센터 활동가는 "법원이 이미 두 번이나 정보공개의 정당성을 확인했고, 노동부 스스로 정기적으로 중대재해 발생 기업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만약 노동부가 상고를 통해 정보공개를 지연시킨다면,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내용과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며, 시민의 알권리를 외면한다는 비판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법원의 거듭된 판결과 종합대책의 취지에 따라 2022년 중대재해 발생 기업 명단을 즉각 공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더구나 노동부가 정책을 통해 중대재해 정보공개 확대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법원 판결에 불복해 상고를 제기할 명분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노동부는 이와 관련해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담긴 중대재해 발생 기업명을 공개하는 구체적인 방식은 하반기 중 검토할 예정"이라면서도 "노동부 정책의 취지는 대국민을 대상으로 공개하겠다는 것이며, 정보공개청구인(개인)에 대한 정보 제공은 같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중재대해 발생 기업에 대한 정보 공개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를 강화한다는 큰 방향성은 같지만, 공개 대상이 다르다는 점을 차이로 들었습니다.
상고 여부와 관련해서는 "현재 정해진 바는 없다"며 추후 판결문이 나온 뒤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달 15일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산업재해 예방 주체로서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과제로 '정보 공개 확대 및 위험성평가 개선' 항목이 포함됐습니다.
알 권리 확대 차원에서 ▲중대재해 발생 기업명 정기적 공개 방안 마련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재해조사보고서 공개 ▲중대재해 다발 업종 표준모델, 고위험요인 자료 보급 등이 담겼습니다. 노동부는 관련 과제들을 하반기 중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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