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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가 반갑다?…합성담배 규제에 대형 담배사들 '미소'

SBS Biz 정광윤
입력2025.10.02 14:09
수정2025.10.03 09:08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위원들이 합성니코틴 사용 여부에 따른 액상형 전자담배를 비교하며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심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합성니코틴도 담배 규제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은 가운데 대형 담배회사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대형사들은 해당 제품을 취급하지 않거나 있어도 규모가 작은데다 그간 담뱃세를 내지 않던 중소 경쟁업체들이 설 자리가 좁아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연초 잎 등에서 추출하지 않은 합성니코틴 제품에도 담배 규제를 적용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지난달 25일 여야 합의로 전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남은 절차인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심사와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최종적으로 법안이 가결됩니다.

이와 관련해 기재위 관계자는 "해당 법안 통과가 늦어지는 것에 여야 모두 부담을 가지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통과시키려고 하지만 본회의 개최시점 등 변수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상임위 회의에서 법안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하는 방안이 제안된만큼 개정안이 연내 통과된다면 내년 중순쯤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간 법적으론 담배가 아니었던 합성니코틴이 규제대상에 포함된 것에 대해 대형 담배회사들은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국내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KT&G와 필립모리스는 천연니코틴 즉, 연초 잎 등을 원료로 한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만 판매하고, 합성니코틴이 쓰이는 액상형 제품은 취급하지 않습니다.

대형업체 중엔 유일하게 BAT가 액상형 전자담배를 판매하는데 기존 천연니코틴 액상담배 '뷰즈고'와 지난해 출시한 합성니코틴 제품 '노마드'가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규제가 적용되면 주로 합성니코틴을 사용해온 중소 액상담배 업체들은 버티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합성니코틴 제조단가 자체가 천연니코틴보다 비싼데 담뱃세까지 더해지면 강점이었던 가격경쟁력을 잃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그간 합성니코틴 액상담배를 쓰던 소비자들은 BAT의 '뷰즈고' 등 천연니코틴 액상담배로 이동하거나 아예 기존 궐련·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대형 담배회사들 입장에선 오히려 규제 덕을 보게 되는 셈입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합성니코틴이 담배제품으로 명확히 규제된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라며  "앞으로 업계가 규제를 성실히 준수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규제망에 들어 온 합성니코틴 대신 또 다른 사각지대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앞서 기재위 회의에선 "이번 규제에 따라 과세 회피 등 목적으로 무니코틴 등 유사 니코틴의 제조·유통·판매 확산 우려가 있다"며 "관련 위해성 평가를 실시하고 규제 적용여부를 결정하는 방안을 강구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유사 니코틴은 니코틴과 유사한 화학구조를 가진 신종 합성 화학물질로 현재까지 인체 독성·중독성이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무니코틴 표방 액상 흡입제품' 오인 우려 광고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온라인 판매사이트 171건 관련 차단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식약처는 "니코틴 미함유라는 점을 강조해 중독성과 위험성이 낮다고 소비자들이 잘못 인식할 수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성분이 함유된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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