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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드디어 지갑 열었다…'이 회사'에 100억 달러 베팅

SBS Biz 임선우
입력2025.10.02 04:29
수정2025.10.02 05:43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본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우리돈 480조 원이 넘는 현금을 쌓아둔 워런 버핏이 드디어 움직였습니다. 석유회사 옥시켐 인수를 추진하면서 마지막 코끼리 사냥에 나서섭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지난달 30일 소식통을 인용해 버크셔가 약 100억 달러(약 14조 원)에 옥시덴털페트롤리움의 석유화학 부문 자회사 옥시켐을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거래는 며칠 내 타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인수합병(M&A)이 성사되면 버크셔는 2022년 보험사 앨러게니 인수 후 3년 만에 최대 규모가 됩니다. 2011년 특수화학업체 루브리졸 인수 이후 화학 분야 두 번째 대형 M&A이기도 합니다. 특히 내년 1월 경영 일선에서 은퇴를 앞둔 버핏 회장의 마지막 ‘코끼리 사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옥시덴털의 시가총액은 약 460억 달러로 이미 버크셔가 최대 주주입니다. 이번 거래 대상인 옥시켐은 정수용 염소 처리, 배터리 재활용, 제지 등에 사용되는 화학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습니다. 6월 말까지 1년간 약 50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버핏의 옥시덴털 투자는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비키 할럽 당시 옥시덴털 최고경영자(CEO)는 아나다르코페트롤리엄 인수를 두고 셰브론과 맞붙었는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중재 아래 버핏을 찾아가 자금 지원을 끌어냈습니다.



버크셔는 옥시덴털 우선주100억 달러 상당을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수중의 풍부한 자금을 활용하고 싶은 버핏 회장과 재무상의 불안을 불식시키려는 옥시덴털의 뜻이 맞아떨어졌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유가가 치솟던 2022년 3월에도 버크셔는 옥시덴털에 거액의 투자를 했습니다. 이후에도 주식을 추가 매수해 2023년 9월 지분법 적용회사로 만들었습니다. 올해 6월 말 기준 옥시덴털이 발행한 주식의 약 2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에 버크셔 보유 주식 종목 상위 7위에 올라 있습니다.

버크셔의 실탄은 넘쳐납니다. 현금보유액은 6월 말 기준 3440억9100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20% 이상 불어났습니다. 투자자들은 버핏 회장이 이 자금을 어디에 쓸 지 촉각을 곤두세워왔습니다. 2분기 버크셔 보유 종목 상위 5위인 셰브론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을 감안하면 석유 관련주를 유망 투자처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 버크셔는 최근 중국 전기차(EV) 대기업 비야디(BYD) 지분 전량을 처분하고 미쓰비시상사와 미쓰이물산 등 일본 종합상사 주식을 늘린 것으로도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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