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정상 76분간 부산회담…양국 협력 방안 논의
SBS Biz 우형준
입력2025.09.30 18:21
수정2025.10.01 06:42
[지난 8월 24일 일본서 만난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오늘(30일) 오후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공동 발전을 위한 협력을 늘려가자는데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특히 양 정상은 이 대통령 취임 후 넉 달도 되지 않아 세 차례 정상회담을 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 같은 '셔틀외교'를 정착시켜 양국 관계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자고 입을 모았습니다.
우선 이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이번 회담은 그야말로 셔틀 외교의 진수"라며 "새로운 한일관계의 주춧돌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제가 한국과 일본에 대해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과 같은 관계라고 말씀드렸는데, 세상이 점점 어려워질수록 가까운 이웃 간에 정리(情理)와 교류가 중요하다"며 "셔틀외교를 정착시켜 양국이 시도 때도 없이 오가며 공동의 발전을 기약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국과 일본은 여러 측면에서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수도권 집중 문제"라며 "이시바 총리가 지역균형발전에 관심이 높은데 그 점은 저와 똑 닮아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양국이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만큼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사회문화 분야나 안보 분야에서도 정말로 가까워지길 바란다"며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사회문제를 넘어 정서적 교감도 함께하는 한일관계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이곳(부산)은 제 고향에서 비행기 타고 한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부산은 조선통신사가 일본으로 출발한 곳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는 한일국교 정상화 60주년으로 조선통신사를 기리는 행사도 많이 열린다"며 "많은 분이 이 행사를 통해 조선통신사가 얼마나 훌륭한지, 그리고 한국과 일본이 얼마나 가까운지에 감명받았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특히 "양국이 엄중한 환경 속에 공동의 이익을 찾아내 협력을 추진해 나간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자주 교류하며 셔틀외교의 성과를 내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 달 퇴임을 앞둔 이시바 총리는 "오늘이 저의 마지막 외교 일정"이라며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뜻깊다"고 언급했습니다.
APEC하우스 관람·산책…만찬상엔 두 정상 고향 재료 음식 '대게냉채·한우갈비'
양 정상은 회담을 마치고 누리마루 하우스 근처 동백섬 일대를 함께 산책한 뒤 만찬장으로 향했습니다.
만찬상엔 두 정상 고향에서 난 재료 등을 사용한 메뉴가 올랐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습니다.
이시바 총리 고향인 돗토리현에서 즐겨 먹는 대게 냉채와 가평 잣 소스가 먼저 제공됐습니다.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에서 난 햅쌀로 지은 밥과 안동 한우 갈비찜도 나왔습니다.
전통적으로 귀한 손님에게 대접해온 보양식 재료인 민어와 오골계를 넣은 젓으로 양국 정상 내외의 건강을 기원하고, 두부와 생선 살로 만드는 돗토리현 전통 음식인 '치쿠와'를 부산의 명물 어묵튀김으로 해석해 내놨습니다.
가을 봉화 자연산 송이와 전복찜, 옥광밤 디저트와 일본의 전통 모찌, 메밀차도 곁들여졌습니다.
건배주로는 막걸리가, 만찬주로는 일본 전통주와 한일 국제 부부가 만든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의 와인, 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법주가 올랐습니다.
앞서 이시바 총리도 지난달 도쿄에서 정상회담 후 만찬에서 이 대통령에게 '이시바식 카레'와 안동 찜닭, 안동 소주, 돗토리현 맥주 등을 대접한 바 있습니다.
양 정상은 이 대통령이 지난 8월 일본 방문 당시 접했던 '이시바 카레' 얘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먼저 "(지난 방일 당시) 음식을 잘 준비해 주셨는데 그 중 이시바 카레가 최고였다"고 말하자, 이시바 총리는 "카레를 칭찬해 주신 것에 대해 대단히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했습니다.
만찬장 뒤편에는 조선통신사 관련 유물이 디지털 화면으로 전시됐습니다.
강 대변인은 "한일 양국의 화합을 상징하는 음식을 마련했다"며 "한일 양국의 융화된 신문화에 따뜻한 환대를 정성껏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회담 전 일본 총리로는 처음 한일 양국 우호를 상징하는 인물인 고(故) 이수현 씨 묘를 찾아 헌화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회담 모두발언에서 참배 사실을 거론하며 "고인의 숭고한 사랑에 대해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이시바 총리의 참배에 대해 "한국과 일본 사이에 어떤 관계가 가능한지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언급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단독] 카카오, 내년부터 이용패턴·기록 수집 검토
- 2."김부장 아내도 못 버텼다"…공인중개사 1만명 집으로
- 3.[단독] ISA 비과세 혜택, 국내 투자에 더 준다
- 4.일하면 189만원, 쉬어도 204만원…실업급여 '땜질'
- 5."1인당 30만원 드려요"…소득 상관없이 돈 뿌리는 곳 어디?
- 6.[단독] 결국 백기든 쿠팡…이용 약관서 '해킹 손해 면책' 삭제
- 7."월 160만원을 어떻게 내요"…다급해진 신혼부부 2만8천명 몰렸다
- 8."2억은 쓰셔야 됩니다"…높아지는 VIP 문턱
- 9."에어컨에 70만원 순금이?"…LG에어컨의 기막힌 반전
- 10.원금·4% 수익 보장 IMA, 첫날에만 2천200억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