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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나우] 中 AI 인재 블랙홀…증시 랠리에 '뭉칫돈'

SBS Biz 김완진
입력2025.09.30 06:47
수정2025.09.30 07:51

■ 모닝벨 '비즈 나우' - 진행 : 최주연 / 출연 : 임선우

[앵커]



트럼프가 쏘아 올린 '전문직 비자' 공이, 각국의 인재 유치 경쟁에 불을 지폈습니다.

중국 역시 이번 사태를 주목하면서 틈새 홍보에 나서고 있는데요.

AI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면서, 레드테크들이 날아오르자, 중국 증시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미국이 아메리칸드림과 멀어진 사이, 중국이 새 비자 제도를 내놨어요?

[캐스터]

해외 과학기술 인재를 모셔 오기 위해 만든 이른바 K-비자 제도가, 당장 내일(1일)부터 시행됩니다.

해당 비자는 중국 안팎의 유명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과학기술, 공학·수학 분야 학문을 전공해 학사 학위 이상을 취득하거나, 관련 전문교육 및 연구 업무에 종사하는 외국 청년 과학기술 인재를 대상으로 발급되고요.

이를 통해 취업과 무관하게 입국과 단기 체류, 연구, 창업 활동까지 가능해집니다.

구체적인 자격 기준 등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국은 기존 12종의 비자보다 입국 횟수, 유효기간, 체류기간 측면에서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미국의 이번 조치로 직격탄을 맞게 된 인도 현지매체들이 관련 소식을 집중 보도하면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은 해외 인재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으로 떠났던 자국 AI 두뇌들을 다시 안방으로 불러들이는데도 혈안이 돼 있죠?

[캐스터]

미국 빅테크에서 일하던 중국 인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 오픈AI의 핵심 두뇌인 야오순위가 200억 원을 받고 텐센트로 자리를 옮겨 화제가 됐죠.

이렇게 미국에서 활동하던 중국 인재들의 본국행은 매년 늘고 있는데, 스탠퍼드대에 따르면 2010년 48%에서 지난해 75%로 늘었습니다.

놀랍게도 최근 AI 업계를 쥐락펴락하는 빅테크에서 일하는 연구원 중 상당수가 중국인인데, 메타가 야심 차게 내놓은 초지능 연구소의 절반이 중국인이고요.

미국 시카고대의 연구도 이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는데, 상위 20%인 미국 '우수 AI연구원'의 국적 비중을 따져봤을 때, 중국이 47%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렇게 우수한 두뇌들이 중국행을 택하는 데에는, 해외인재 영입프로젝트인 치밍 계획이 있는데, 도체처럼 민감하거나 기밀 영역을 포함하는 과학, 기술 분야에서 해외 고급 인재를 모집하는 프로그램으로, 기준을 통과한 특급 해외 인재의 경우 최대 우리 돈 12억 원까지도 지원받을 수 있을 만큼, 뭉칫돈을 안겨 가며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앵커]

이 같은 노력 덕분인지 중국은 UN이 선정한 세계혁신지수에서도 독일과 영국을 밀어내고 사상 처음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각종 지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렇게 빨아들인 인재들을 무기 삼아 기술 홀로서기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고요?

[캐스터]

요즘 중국 기술업계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표현 중 하나가, '중국판 엔비디아'인데요.

이번엔 무어스레드가 상장을 앞두고 중국 증시를 들썩이게 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창업자인 장젠중은 실제로 엔비디아에서 15년 넘게 근무하며 부사장까지 역임한 인물이고요.

공동 창업자인 저우위안과 장위보 역시 각각 엔비디아에서 각각 선임 디렉터, GPU 아키텍트를 역임하는 등 고위 경영진 6명이 엔비디아 출신입니다.

덕분에 만들어진 지 고작 5년밖에 안 된 회사지만 그래픽 렌더링과 AI 연산을 모두 아우르는 몇 안 되는 중국 GPU 업체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매출은 연평균 200%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고, 무어스레드에 지분을 투자한 상장사들은 지난 한 주 주가가 50% 넘게 급등했을 정도입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를 막아서면서 자급자족 드라이브에 나서고 있고, 레드테크들을 적극 밀어주고 나서면서, 중국 증시에서도 AI가 가장 뜨거운 테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4천% 넘는 매출을 올리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캠브리콘의 주가 역시 불과 1년 새 6배 넘게 올랐고요.

초대형 AI 투자를 예고한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 등 약진에 힘입어, 항셍테크지수는 나스닥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올들어 40% 넘게 급등했는데, 같은 기간 약 20% 오른 나스닥보다 두 배가 넘는 상승폭을 기록 중이고요.

전통강자들뿐 아니라 앞서 짚어본 캠브리콘이나, 글로벌 파운드리 3위까지 치고 올라온 SMIC 등 신흥 강자들로까지 확산되고 있는데, 중국 본토증시 AI 기업 주가를 종합한 CSI AI 지수는 올해 6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잠잠했던 월가 큰손들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죠?

[캐스터]

대표적으로 '돈나무 언니'로 잘 알려진 캐시 우드가 4년 만에 알리바바 주식을 다시 사들였는데요.

금융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1천630만 달러어치를 매수했습니다.

약 10년 전 알리바바 주식을 처음 매입한 뒤, 버블이 붕괴했던 4년 전 9월 이후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었는데, 최근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꾸미고 있습니다.

올 들어서만 주가가 100% 뛴 알리바바뿐 아니라 바이두를 추가 매수하기도 했고요.

이 외에도 전기차 선두 비야디, 중국판 아마존인 징둥 등 중국 종목들을 담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중국에 대한 모드도 ‘리스크 회피’에서 ‘기회 포착’으로 확연히 전환되는 분위기인데,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전 세계 헤지펀드들이 최근 몇 년 새 가장 활발하게 중국 본토 주식을 사고팔았다 평가했고요.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도 “투자자들은 이제 리스크보다 기회를 놓칠 것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공식 통계에서도 자산군을 가리지 않고 해외 자금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상반기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 본토 주식부터 채권, 대출과 예금 보유를 모두 늘렸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6월 말까지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이미 지난 해 연간 수치의 60% 이상에 달했고, 하반기에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4개 자산군의 동반 확대는 2021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고요.

특히 이처럼 동시다발적인 자금 순유입은 지난 10년 동안 단 세 차례뿐이었습니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흐름에 대해 중국시장에 전환점이 찾아왔음을 시사한다 짚었는데, 올해 중국 본토증시의 시가총액은 약 2조 7천억 달러 늘었고요.

글로벌 펀드들의 중국 자산 보유 비중은 여전히 낮아 향후 추가 확대 여력도 크다는 평가입니다.

투심 회복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는 중국의 AI 경쟁력과, 미국의 제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제 기초체력이 있는데, 시점 또한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립적인 통상정책,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 그리고 불어난 미국 재정적자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은 달러 자산의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중국 시장이 다시금 조명받게 된 모습입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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