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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5대은행 주담대 증가폭 1년 반 만에 최소

SBS Biz 최지수
입력2025.09.28 17:45
수정2025.09.28 18:22

[집값상승 주범이 대출?…5대은행 주담대 증가폭, 1년반내 최소 (사진=연합뉴스)]

최근 정부의 부동산·가계대출 규제에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오늘(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3조2천715억원으로, 8월 말(762억8천985억원)보다 3천730억원 불었습니다. 

아직 월말까지 닷새가 남아있지만, 이달 들어 지금까지 증가 폭은 전월(+3조9천251억원)보다 3조5천521억원이나 적습니다.

큰 이변이 없다면 올해 1월 역성장(-4천762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월간 최소 증가 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대출 포함) 잔액(608조1천913억원)도 8월 말보다 5천199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증가 폭이 전월(+3조7천12억원)보다 3조1천813억원이나 줄어 이달 전체로도 작년 3월(-4천494억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작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신용대출은 104조790억원에서 103조8천331억원으로 2천459억원 뒷걸음쳤습니다. 8월(+1천103억원) 반등한 뒤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꺾인 것은, 잔액뿐 아니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구입) 추이가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된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 취급액 통계에서도 확인됩니다.

5대 은행에서 이달 들어 25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5조5천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8월(8조2천586억원)보다 33%(2조7천578억원)나 적고, 하루 평균 취급액 기준으로도 2천664억원에서 2천200억원으로 약 17% 축소됐습니다.

은행권은 이런 추세에 6·27, 9·7 규제에 따른 대출한도 축소, 대출모집인 취급 중단 등 개별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합니다. 

이런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동향으로는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는 서울 집값 추이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19%로, 전주(0.12%)보다 0.07%포인트(p) 올랐습니다.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은 3주째(0.08%→0.09%→0.12%→0.19%) 커지는 추세입니다.

대출이 밀어 올리는 집값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주택담보대출이나 주택 거래는 확실히 6·27 이전보다 뜸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현금을 보유한 일부 매수자가 대출을 받지 않고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를 매입하고, 이 소수 계약 건의 일부가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인상을 주는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현재 창구 분위기 등을 감안하면 가계대출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여전한 가운데, 주요 지역의 일부 거래가 집값 상승을 더 부추기는 현상이 이어지면 포모족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의 유의미한 증가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은행도 같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한은은 최근 금융 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최근 정부의 부동산 관련 대책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는 약해졌지만,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가 여전히 제한적인 만큼 주택시장 기대심리 관리를 위해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주택가격·가계부채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대응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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