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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올라 식품가격 인상? 알고보니 사주 챙겨주기…55곳 세무조사

SBS Biz 박규준
입력2025.09.25 14:57
수정2025.09.25 15:43

[앵커] 

비단 추석 명절 특수뿐만 아니라 최근 꽤 오랜 기간 동안 먹거리 물가는 불안했습니다. 

몇 달 새 수십 곳의 식품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하나같이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를 댔죠. 

그런데 50곳 넘는 업체가 원재료를 소위 '회장님 회사'에서 사면서 일부러 비싸게 사주고, 그렇게 부풀린 비용으로 탈세를 시도하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박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A식품회사는 제품 가격을 한 자릿수 올리며 "원재료 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국세청 조사에 따르면 A사 가격 인상은 사주일가 업체에서 시세보다 더 비싼 값에 원재료를 매입한 결과였습니다. 

이 식품회사는 사주 일가가 세운 원재료 제조사에서 식품 원재료를 고가에 사들여 비용을 부풀리는 식으로 탈세했습니다. 

사주일가의 개인적인 토지 개발비까지 회삿돈을 가져다 썼습니다. 

[민주원 / 국세청 조사국장 : 국세청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핑계로 변칙적 방법으로 원가를 부풀려 소득을 축소하면서도, 과도하게 가격을 올리는 생활물가 밀접 업종 탈세자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합니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도 최근 10%대 커피값을 올리며 원두값 상승을 이유로 댔습니다. 

하지만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원재료를 비싼 값에 사들인 결과였고, 이런 원가 부풀리기로 세금을 탈루했습니다. 

세무조사 대상엔 가맹점을 1천 개가량 둔 대형 커피 가맹본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외에 사지도 않은 농산물을 매입했다고 과다 신고하고, 매출은 현금결제 등에 대한 신고를 누락한 농산물 유통업체들도 세무조사 타깃이 됐습니다. 

국세청은 이런 식으로 탈세한 가공식품, 농축산물, 외식 프랜차이즈, 경조사 업체 총 55곳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이들 업체의 탈루액은 8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SBS Biz 박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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