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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울릉공항 여객수요 과다 산정…활주로 길이 짧아 안전성 미확보"

SBS Biz 류정현
입력2025.09.23 14:12
수정2025.09.23 14:12


2028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되는 '울릉공항'의 여객 수요가 과다 산정되고, 활주로 길이도 짧아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감사원은 2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방 공항 건설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울릉공항 여객 수요 산정 시 검토 필요성이 있는 해양수산부의 예측치를 확인하지 않고, 승객 전환율(해운→항공)도 항공에 유리하게 과다 추정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감사원이 전문기관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 여객 수요를 재산정한 결과 국토부 예측치인 107만8천명(2050년 기준)에서 55만명으로 무려 49%가 감소했습니다.

감사원은 이에 사업 타당성 재검토나 시설 규모 조정 등 적절한 추진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감사원은 또 울릉공항의 활주로 길이에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국토부는 2022년 수익성 증대 등을 위해 항공기 좌석 수의 상한을 50석에서 80석으로 늘리면서도 활주로 길이는 1천200m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부산항공청은 1천200m 활주로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항공기 1대당 승객 수와 화물량을 제한하는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감사원이 전문가 자문을 거쳐 부산항공청 기준을 검증한 결과, 이륙 가능 승객 수가 최대 7명 과다 산정됐으며 우천 시에는 제동 거리가 15% 늘어나 승객이 없을 때도 착륙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조종사 20명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70%가 현 활주로 길이가 이착륙에 부담이 되고, 95%는 안전 운항을 위해 연장 필요가 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일부 공사 과정에 하도급사가 자격 없는 현장 대리인을 배치했는데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관리·감독 부실도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이에 국토부에 울릉공항의 여객 수요를 적정하게 재산정하는 방안과 항공기가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도록 활주로 길이 연장 등 안전성을 제고할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습니다.

흑산공항의 경우에도 여객 수요 산정에서 비슷한 문제가 확인됐습니다.

감사원이 재산정한 결과 2050년 기준 추정치가 108만 명에서 18만2천명으로 무려 83%가 감소했습니다.

흑산공항은 또 총사업비 증액이 예상되는 상황에 수의계약 과정에서 타당성 재조사를 요청하지 않는 등 사업 관리가 소홀했던 문제도 확인했습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의 앞선 통보로 이미 타당성 재조사가 이뤄진 바 있습니다.

감사원은 국토부에 흑산공항에 대해서도 여객 수요 재산정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고, 계약업무를 소홀히 한 관련자(6명)에 대한 주의 조치도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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