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B 비자 수수료 폭탄 부메랑?…"월가, 미국인 보다 인도인 현지 채용 늘릴 듯"
SBS Biz 김종윤
입력2025.09.23 10:50
수정2025.09.23 10:51
[미국과 인도 국기를 배경으로 놓여진 미국의 H-1B 비자 양식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문직 비자에 폭탄급 수수료를 물리기로 결정하자 미 월가 대형 은행들이 인도에서 인력 채용을 확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2일 보도했습니다.
이들 은행이 미국 본사 직원을 늘리는 대신 인도에서 운영되는 사업 지원센터에서 채용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건 체이스와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미 대형 은행들은 인도의 '글로벌 역량센터' (GCC)의 최대 고용주들입니다.
이 센터는 주식·채권 등 거래 지원, 위험 노출도 감시·적법성 확인 같은 리스크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등 기술적 지원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들 센터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계량분석가, 회계 전문가 등을 고용하고, 월가 은행들이 미국 고용 시장에서 구하기 힘든 숙련 인력을 확보해 저비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을 억제해 미국의 일자리를 보호한다는 전략이지만 전문직 비자 수수료 인상으로 은행들이 뭄바이와 벵갈루루, 하이데라바드 등 인도의 IT 허브에서 사업을 더 확장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20년 넘게 미국 은행과 일해온 인도 채용업체 안라거 인포테크의 설립자 우메시 찻제드는 "해외 업무 이전에 새로운 규제가 없다면 외국(미국) 은행들은 인도의 역량센터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회계법인 언스트앤드영에 따르면 인도 GCC는 2019∼2024년 사이 연 9.8% 성장하며 640억달러(약 89조원) 시장으로 커졌는데, 현재 GCC 수는 1천700개로 2030년이면 최대 2천500개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미국 은행도 GCC 주요 고용주로, 시티그룹은 인도에 약 3만천명을,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만7천여명을, JP모건은 5만5천명을 직원으로 두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정보통신(IT) 및 컨설팅, 회계, 의료 분야 전문직 비자인 H-1B의 신규 발급 수수료를 종전의 1천달러(약 139만원)에서 10만달러(약 1억3천930만원)로 100배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H-1B 비자는 주로 테크 부문에서 해외 숙련 인력을 확보하는 통로로 쓰이는데 금융사와 컨설팅 업체도 인력 채용에 이를 활용해왔습니다.
지난 2023년 9월 끝난 미국 회계연도 기준 H-1B 비자 수혜자의 72.3%는 인도 출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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