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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 타이레놀, 자폐위험" 트럼프 발언에 식약처 "근거 신중 검토"

SBS Biz 정광윤
입력2025.09.23 10:20
수정2025.09.24 09: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자폐아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근거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4일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2일 기자회견에서 "미식품의약국(FDA)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을 제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할 것"이라며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고열"을 들었습니다.

이어 "참을 수 없고 견딜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복용해야 하겠지만, 조금만 복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미국 정부의 타이레놀 관련 발표에 대해 향후 해당 업체에 이에 대한 의견 및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관련 자료 및 근거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한 근거로 지난 2000년 대비 자폐증 유병률이 약 400% 늘었다는 미 보건당국의 통계를 제시하면서 "이웃나라인 쿠바엔 타이레놀이 없고, 본질적으로 자폐가 없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했으며, 백신 접종 제한 조치를 발표하고 이에 반대하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을 해임하는 등 기존 의료체계와 동 떨어진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은 태아에게 해로울 수 있는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 계열 진통제 대신 임신부의 통증이나 발열에 대해 의사들이 주로 처방해 온 약물입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FDA는 임신부가 타이레놀을 복용할 경우 자폐아를 출산할 확률이 높다는 내용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의 라벨을 바꾸기로 했지만 명확한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FDA는 이날 마틴 마카리 국장 명의의 공지문에서 "명확히 하자면,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 사이의 연관성은 다수의 연구에서 기술됐지만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으며 과학 문헌에는 반대 연구 결과도 있다"며 "이 연관성은 지속되는 과학 논쟁 분야이며, 임신부와 영유아의 대부분 단기 발열은 약물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임상의는 임상 결정에서 이를 인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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