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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지 박스가 사라진다"…미 경기침체 신호?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9.23 04:36
수정2025.09.23 07:24


미국에서 골판지 박스 수요가 급감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골판지는 피자부터 가전제품까지 다양한 상품 배송에 사용되는 만큼, 미국 소비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주택시장 침체도 골판지 수요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현지시간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골판지 박스 출하량은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1인당 기준으로는 하락 폭이 더 컸습니다. 1인당 골판지 박스 출하량은 최근 1150제곱피트 미만으로 하락하면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비교해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WSJ은 “팬데믹 때는 미국인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경기 부양책으로 상품 소비가 폭증하면서 박스 수요가 기록적으로 늘었다”며 “전자 상거래 발달로 상품이 가정으로 직배송되면서 골판지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골판지 수요가 너무 일찍 꺾였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입니다. 박스 제조업체와 업계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켰고, 미국인들의 소비가 둔화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피자 한 판을 배달하더라도 골판지 박스가 사용되기 때문에 골판지 수요가 줄었다는 것은 소비 활동이 위축됐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입니다.

또한 주택 시장도 침체돼서 이사용 박스나 건축자재 및 가전제품 포장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WSJ은 지적했습니다.



수요가 감소에 대응해 제지회사들은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미국 최대 박스 제조업체 인터내셔널 페이퍼는 지난달 컨테이너 보드(골판지 포장재의 원재료)를 생산하는 미국 조지아주 제지공장 두 곳을 폐쇄한다고 밝혔습니다. 두 공장이 문을 닫으면 미국 전체 컨테이너 보드 생산 능력의 9%가 줄어드는 셈입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공장 폐쇄로 줄어든 생산량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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