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산재 줄어들까…특고·플랫폼 범위 정한다
SBS Biz 오정인
입력2025.09.22 18:00
수정2025.09.22 18:21
정부가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에 대한 범위 등 현황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아울러 산업재해 1위 업종인 배달종사자에 대한 유해·위험요인과 산재보험 사각지대 업종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오늘(22일) 고용노동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특고·플랫폼 종사자 규모 연구'와 '교통사고조사원 산재보험 적용 방안 연구', '배달종사자 유해·위험요인 실태조사 연구'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특고·플랫폼 종사자란 여러 사업장이나 플랫폼에서 일하고 있지만, 법적 근로자로 분류되지 않은 새로운 고용 형태입니다. 정해진 월급이 아닌 일한 만큼 소득을 얻는 이들로 대표적으로는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방과후강사, 관광통역안내원 등이 있습니다.
현재 특수고용 종사자는 약 50만명 내외로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비임금근로자 통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 종사자에 대해서는 규모 파악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고용부는 '권리 밖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하반기 최우선 과제로 삼고 관련 법률 제정과 재정사업의 신설 및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객관적이고 안정적인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안정적인 통계 확보를 위해 특고·플랫폼 종사자 규모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일터 권리보장 기본법' 제정 등을 위해 실제 (종사자들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나와야 재정 소요 등을 알 수 있고, 법으로 보호해야 할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택배기사나 가사돌봄노동자 등 노조가 구성돼 있는 일부 직역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규모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취약한 상황에 놓인 종사자들의 경우 체계적인 규모, 범주에 대한 확인이 어렵습니다.
고용부는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특고·플랫폼 종사자의 ▲개념·범위·직종 등에 대한 현황조사 ▲규모에 대한 문헌조사 및 기준별 장·단점 ▲국외 규모 등 조사·분석 ▲지원정책 수립을 위한 통계적 측면의 정책 제안 등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현재 산재보험 가입이 의무화된 특고·플랫폼 업종은 18개인데,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노동자들을 파악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상대적으로 더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업종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고용부는 '교통사고조사원 산재보험 적용 방안 연구'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교통사고조사원의 노무제공계약 형태 등을 분석해 산재보험 적용 시 대상과 보험료 산정 방식 등을 살펴볼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현재 산재보험 가입 대상이 아닌 교통사고조사원도 의무 가입 대상으로 포함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이같은 특고·플랫폼 종사자 증가에 따른 지원 방안 마련 등은 전세계적 추세입니다. 앞서 올해 제113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 핵심 의제는 플랫폼 경제의 '양질의 일자리'였습니다. 플랫폼 종사자 증가에 대응해 디지털 플랫폼 기반 노동의 공정성과 권리를 보장하는 노동기준 마련이 핵심의제로 채택됐습니다.
ILO는 새롭게 등장해 확대되고 있는 플랫폼 시장에서 노동자들의 취약성과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 신속히 강제력 있는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세부적인 보호 내용은 내년 총회서 다뤄질 예정입니다.
아울러 고용부는 '배달종사자 유해·위험요인 실태조사 연구'도 함께 진행합니다.
교통사고나 폭염 및 한파 등으로부터 배달종사자의 보호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배달작업 과정에서 종사자의 산업재해를 유발하는 유해·요인을 조사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테면 포트홀 등 도로위 위험요인 뿐만 아니라 프로모션이나 알고리즘 등 배달과정에서 위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요인들을 살펴볼 계획입니다.
실제 라이더유니온 조사 결과 낮은 운임과 배달업체의 시간제한 미션 등 프로모션이 라이더를 가장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된 바 있습니다. 때문에 현장에선 프로모션 등을 제한해야 한다는 요구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고용부는 배달종사자 관련 ▲통계 및 설문조사를 통해 배달작업 과정에서 산업재해를 유발하는 원인 분석 ▲선행연구 분석 및 국·내외 안전조치 사례 파악 ▲안전조치를 위한 정책 제언 등을 연구용역을 통해 도출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실효성 있는 안전조치 방안 및 규정 개정 사항 등 정책방향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와 관련해 구교현 민주노총 라이더유니온지부 위원장은 "산재보험 뿐만 아니라 자동차보험으로 처리되는 부분 등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전체 사고의 현황 및 요인들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시간 근로로 과로가 불가피하고 프로모션 등이 사고를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어 다양한 요인들을 들여다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부위원장 역시 "사고를 유발하는 이들의 임금 체계도 문제가 될 수 있고, 신속 배달을 부추기는 장치들을 봐야 한다"며 "각 업종마다 공정 과정이 다 다른 만큼 질적 조사가 이뤄져야 향후 정책 제언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효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규모 등을 제대로 파악하고 조사하기 위해선 상당한 예산과 계획이 필요하다"며 "특고·플랫폼 업종과 종사자들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만큼 국가통계를 구축하는 등 조사를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어 "전국민 산재보험, 전국민 고용보험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장기적으론 특고·플랫폼 종사자들의 산재 가입 의무화도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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