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ESS 배터리 수주 2차전…국내 생산 여부가 관건
SBS Biz 류정현
입력2025.09.21 09:56
수정2025.09.21 09:56
1조원대 규모의 제2차 정부 주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둘러싼 국내 배터리 3사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1차 사업보다 산업·경제 기여도 등 '비가격 지표'의 평가 배점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공장에서의 생산 여부가 수주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사업자 간담회에서 사업 추진 방향 등을 공유했습니다.
2차 사업 공급 규모는 총 540MW(메가와트)로 1조원대 규모로 예상되며, 공급 시기는 2027년 12월입니다.
이날 전력거래소는 1차 사업 평가 배점에서 40%로 책정됐던 비가격 지표 비중을 2차 사업에서 최대 50%까지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비가격 지표는 산업·경제 기여도, 화재 및 설비안전성, 주민 수용성 및 사업 준비도 등을 중심으로 평가합니다.
앞선 1차 사업에서 삼성SDI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전체 물량의 76%를 수주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비가격 지표에서 경쟁사 대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내세운 리튬인산철(LFP)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삼원계(NCA)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ESS용 배터리 셀 대부분을 국내 울산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산업·경제 기여도 항목에서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1차 사업에서 단 한 곳도 수주하지 못한 SK온과 전통 정부 사업 강자로서 자존심 회복이 절실한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공장 활용을 검토하며 전략 마련에 나섰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이번 2차 사업에 대응하기 위해 서산공장 전기차 전용 라인을 ESS 라인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2차 사업 공급 시기가 2027년 12월이어서 생산라인 구축에 필요한 시간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SK온은 최근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과 대규모 ESS 프로젝트 수주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내년 LFP 배터리가 탑재된 컨테이너형 ESS 제품을 공급하며 양산 경험을 쌓고 이를 국내 생산 안정화에 활용할 전망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중국 난징 공장에서 생산하던 LFP 배터리의 국내 생산 전환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재로서는 오창 공장 내 ESS용 NCM 배터리 라인을 LFP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1차 사업에서 압승을 거뒀던 삼성SDI는 이번에도 NCA 배터리의 국내 생산 등 산업 기여 부문을 강조할 전망입니다.
일각에선 비가격 지표 비중이 더 높아져 2차 사업 역시 삼성SDI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중국산 소재가 필요한 LFP와 달리 NCA는 국내 소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력거래소는 2차 사업의 평가 체계를 개선한 후 오는 10월 2차 ESS 중앙계약시장 공고를 낼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이 LFP 배터리로 장악한 ESS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며 "국내 ESS 사업은 전기차 수요 정체로 다른 먹거리가 필요한 한국 기업에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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