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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나우] '中 금지령'에…엔비디아, 인텔에 투자 보따리

SBS Biz 김완진
입력2025.09.19 06:44
수정2025.09.19 07:47

■ 모닝벨 '비즈 나우' - 진행 : 최주연 / 출연 : 임선우

[앵커]

AI 반도체 패권 다툼이 국가대항전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엔비디아 금지령'을 내리자, 엔비디아는 곧장 인텔과 손을 맞잡았는데요.

관련 소식, 임선우 캐스터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엔비디아가 대형 투자에 나섰어요.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캐스터]

중국 당국이 엔비디아 금지령을 내리자마자 나온 소식이라 더욱 주목 받고 있는데요.

단순한 시점에서, 표면적으로 미국과 중국, 중국과 미국, 이렇게 국가대표 기업들끼리의 AI 패권 다툼으로 번지는 모양새로 보이는데, 조금은 다른, 흥미로운 시각도 있습니다.

일각에선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다시 뚫어낼 카드를 찾기 위한 포석을 깐 거다, 이같은 해석도 나오는데요.

전날 중국이 다시 또 몽니를 부린다는 소식을 접한 젠슨 황 CEO가 실망스럽다 표현하면서도, 해당 문제와 관련해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겠다,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하겠다 언급한 점에서, 인텔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선물 꾸러미를 안겨주고, 반대급부로 해결의 열쇠를 얻기 위한, 전략적 투자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러브콜을 보냈던 점에서나, 이번 계약에서 인텔 파운드리를 활용하지 않겠다 한 점에서도, 엔비디아의 이번 투자를 완전한 방향 전환으로 보기는 다소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앵커]

반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애타게 엔비디아를 찾던 중국은 상황이 180도 달라진 것 같아요?

[캐스터]

중국이 '엔비디아 금지령'을 내리자마자, 이번엔 화웨이가 치고 나왔습니다.

향후 3년 간의 AI 칩 개발 청사진을 공개하며 도전장을 내민 건데요.

직접 만든 HBM을 적용한 새 AI 칩 출시 계획과, 더 강력한 컴퓨팅 성능의 차세대 AI 클러스터 기술을 공개해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수년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그리고 마이크론 등 한국과 미국 기업이 주도해 온 HBM 기술을 확보했다는 게 고무적이고요.

또 직접 만든 AI 칩의 단일 성능이 "엔비디아 보다 한 단계 떨어진다"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극복할 방법으로 여러 칩을 하나로 묶는 '슈퍼팟' 클러스터 기술을 적용해, 결국 GPU 1만 개급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컴퓨팅 능력을 달성했다 사측은 설명했습니다.

이에 업계에선 화웨이가 불가침 영역으로 꼽히던 HBM 기술까지 확보하며 병목현상을 극복한 데 의미가 있다 짚으면서, 중국의 '탈엔비디아' 흐름이 더욱 거세고, 한층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 시장을 놓쳐선 안 된다던 젠슨 황 CEO의 우려가 현실이 되는 모습인데, 중국은 이제 엔비디아가 필요 없다는 건가요?

[캐스터]

이제 단순히 엔비디아가 칩을 팔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를 넘어선 이슈입니다.

화웨이 뿐 아니라, 자체 AI칩 개발 소식으로 시장을 흔들어놨던 알리바바도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는데요.

중국 2위 이동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에 AI칩을 공급하기로 했는데, 현지 매체들은 알리바바가 만들어낸 AI 칩 성능이 엔비디아의 H20 칩과 동등한 성능을 가졌다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실유무를 떠나서, 젠슨 황 CEO가 그토록 애타게 러브콜을 보냈던 중국이, 이제 AI 반도체 생태계 퍼즐들을 다 모으고, 안방에서 모든 걸 스스로 해내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글로벌 파운드리 3위까지 치고 올라온 SMIC는 핵심인 노광장비까지 직접 만들어내 시험 가동에 나서고 있고요.

화웨이 뿐 아니라 창신메모리도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HBM 개발을 끝내고 시험 중인데, 현재 엔비디아 칩에 쓰이는 최첨단 메모리에 비해 고작 한 세대 뒤처진 수준으로 전해질 만큼 기술력을 끌어올린 데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할 만큼 빠르게 세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여기에 마지막 퍼즐인 원천기술, 엔비디아까지 대체할 카드로 캠브리콘을 비롯해 화웨이, 알리바바 등 빅테크들이 곳간을 활짝 열고 개발에 몰두하면서, 중국의 기술굴기가 느리고 완벽하진 않지만, 조금씩 완성체가 돼가는 모습에, 대적자가 없을 것만 같았던, 엔비디아 일변도였던 시장의 판도가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앵커]

또 공교롭게도, 미국과 중국의 고래 싸움 때문에, 엔비디아가 역풍을 맞고 있다고요?

[캐스터]

밤사이 나온 소식을 보면 중국이 미국의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개시했던 구글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중단했는데, 외신들은 이에 대해 협상의 핵심 지렛대인 엔비디아에 규제 화력을 집중하고자 하는, 전술적 재조정의 시그널이다 보고 있습니다.

보복 대상 범위를 좁혀 타격을 더 강력하게 만들고자 한다는 건데, 실제 중국은 최근의 엔비디아 금지령 이전에도, 미중 양국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고위급 무역 회담을 진행 중이던 지난 15일, 과거 조건부로 승인했던 엔비디아의 멜라녹스 인수 건에 대해 다시 조사에 나서기로 하는 등 모든 화력을 엔비디아로 몰고 있습니다.

이렇게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경쟁자들은 정부를 등에 업고, '타도 엔비디아'를 외치며 발 빠르게 치고 나가는 사이, 엔비디아는 미국과 중국, 두 고래 틈바구니에 끼어 이쪽도, 저쪽도 균형을 잃을 수 없는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나서는 모습인데요.

엔비디아 일변도였던 AI 반도체 시장의 무게추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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