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 할인행사 직전 가격 기습 인상"…알고 보니 대형 유통업체 '꼼수'
SBS Biz 김종윤
입력2025.09.18 14:17
수정2025.09.18 14:24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이 2023년 정부의 지원을 받아 농산물 할인 행사를 하면서 행사 기간 직전에 가격을 올린 뒤에 이를 다시 인하해 할인한 것처럼 파는 '꼼수'를 썼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감사원은 1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정부는 유통업체가 농산물에 대해 20% 할인 행사를 하면 농식품부는 업체에 구매자 1인당 1만원 한도에서 할인액을 보전하는 할인지원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3년 6∼12월 진행된 6개 대형업체 할인행사를 조사한 결과 할인대상 품목 313개 가운데 132개 품목 가격을 할인 행사 직전에 인상함에 따라 할인 지원 효과가 대부분 소비자가 아닌 업체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특히 농식품부는 지난해 9월 업체들의 이런 꼼수를 확인하고도 이를 그대로 내버려 둔 것으로 드러났고, 중소유통업체를 차별해 대형업체를 위한 별도의 할인행사를 추진했습니다.
농식품부는 2023년 직접 지정한 품목만을 대상으로 할인지원행사를 하는 사업 추진 계획을 세웠는데, 이후 대형업체로부터 할인지원 품목 확대 요청을 받고 나서 중소유통업체를 배제한 채 대형업체만을 대상으로 지정 외 48개 품목에 대해 33억8천만원을 지원했습니다.
여기에 같은 해 말 할인지원사업을 하면서 그간 참여하던 중소업체를 임의로 배제하고 대형업체만을 대상으로 진행한 뒤 119억원을 지원했습니다.
감사원은 농식품부에 실효성 있는 유통업체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대형업체만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지난해 여름 '배춧값 급등'에도 일부 정부의 책임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당시 여름철 배추 가격을 안정시킬 목적으로 비축한 봄배추를 가격이 안정적이던 7월과 8월 초 시장에 과다 방출해 9월 가격 급등기 관리에 한계를 보였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봄배추 저장 업체의 저장량 및 출하 시기 등을 조사하지 않고 여름철 배추 가격을 전망해 실제와 40%의 오차가 발생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단독] 카카오, 내년부터 이용패턴·기록 수집 검토
- 2."김부장 아내도 못 버텼다"…공인중개사 1만명 집으로
- 3.[단독] ISA 비과세 혜택, 국내 투자에 더 준다
- 4."월 160만원을 어떻게 내요"…다급해진 신혼부부 2만8천명 몰렸다
- 5.공무원 인기 부활?…9급 첫 월급 300만원 된다
- 6.[단독] 결국 백기든 쿠팡…이용 약관서 '해킹 손해 면책' 삭제
- 7.원금·4% 수익 보장 IMA, 첫날에만 2천200억 몰렸다
- 8."2억은 쓰셔야 됩니다"…높아지는 VIP 문턱
- 9."에어컨에 70만원 순금이?"…LG에어컨의 기막힌 반전
- 10."화장실로 착각 안 통한다"…벌금 없이 바로 징역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