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표준전쟁' 올인…美·유럽 맞서 글로벌 제조업 재편 추진
SBS Biz 김종윤
입력2025.09.18 11:14
수정2025.09.18 11:17
[표준 전쟁 벌이는 미국, 독일, 중국 (홍콩 SCM 캡처=연합뉴스)]
중국이 글로벌 제조업 재편을 염두에 두고 국제표준화기구(ISO) 내 영향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습니다.
이는 저가 제품 생산 중심지였던 중국이 그동안 기술 표준을 주도해온 유럽과 미국에 도전하는 것으로, 이제 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SCMP는 전했습니다.
기술 표준을 먼저 정하는 것은 단순히 기술을 먼저 개발한다는 차원을 넘어 '시장의 룰'을 선점함으로써 경쟁자들을 자기 규격안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적 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시장 선점 효과는 물론 글로벌 수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뿐더러 특허 또는 라이선스 수익도 챙길 수 있는데, 미국 인텔, 독일 지멘스 등이 대표적인 기술 표준 주도 기업들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 최고 표준 설정 기구 ISO의 워킹그룹·기술위원회·소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미국과 독일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독일 표준화협회(DIN)는 SCMP에 "중국이 최근 몇 년 새 국제 표준화, 특히 미래 지향적인 주제와 관련한 논의에 참여를 확대해왔으며 이는 중국 주도의 글로벌 표준 증가 추세로 이어진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말 기준 중국이 1천337개 국제 표준을 주도했고, 이는 ISO·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발표한 전체 표준의 5%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어 2024년 ISO에서만 중국이 142개 표준을 주도해 전체 1천533개 ISO 표준의 9% 수준으로 늘었다고 SCMP는 전했습니다.
가장 최근 사례로 항공우주·전자·신에너지·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산업용 소재 나노다이아몬드, 자율주행 테스트 시나리오와 관련돼 중국 주도로 ISO 표준이 발표됐고, IEC의 노인 케어 로봇에 대한 국제 표준 제정에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습니다.
이에 독일 기계공학산업협회는 "중국이 국제 표준화를 자국 경제 정책상의 이익을 실현하는 도구로 활용한다"면서 "아예 중국 당국이 나서 표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 우위 확보를 노린다"고 짚었습니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대학, 기업이 모두 힘을 합쳐 미국·유럽과의 표준전쟁을 벌이는 양상입니다.
중국은 2023년 '표준화 인재 육성 행동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15개 이상의 대학이 참여하는 60개 이상의 국제표준화 혁신팀이 구성돼 국제 기술 표준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당국은 국유기업에 대해서는 국제 표준을 얼마나 발표하는지를 평가 기준으로 삼아 경쟁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민간기업 하이얼은 현재 연구개발센터만 10곳을 운영하면서 국제 표준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고, 이를 통해 하이얼은 세계적으로 가전제품 특허의 70%를 점유할 정도이고 10년 만에 저가 가전제품의 이미지를 벗었다고 SCMP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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