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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투자 불확실성 높아져…韓 기업, 예의주시

SBS Biz 최윤하
입력2025.09.18 08:08
수정2025.09.18 08:11

[17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하는 멕시코 대통령 (멕시코시티 EPA=연합뉴스)]

중남미 내 한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인 멕시코에서 통상투자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자유무역헙정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한 최대 50% 관세 부과 방침에 더해 북미 제조업 기지로서의 우위를 점하게 했던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틀까지 흔들린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 업계들은 최고위급 회담을 통한 양국 경제 협력망 재편 등 정부의 역할을 고대하는 분위기입니다.

현지시간 17일 멕시코 관보 온라인 사이트와 현지 한국업계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정부는 이날 USMCA 이행사항과 운용 현황에 대한 정보 수집을 위해 의견수렴 절차를 개시했습니다.

이 절차는 60일 동안 이어지며, 당국에서 임의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USMCA 협정에 근거한 규정에 따른 과정이라고 멕시코 정부는 설명했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공고는 북미 3국이 동시에 발표하도록 조율됐다"며 "미국, 캐나다와의 협의에서는 관세와 노동자 근로 조건 등 민감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 세계 블록경제 통상 질서의 거대 축 중 하나인 USMCA는 미국 입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 1기인 2018년에 체결돼 2020년 7월에 발효됐습니다.

1994년의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을 대체하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북미 3국 간 상품을 무관세로 수출입 하는 게 골자입니다.

북미 3국은 USMCA 유효 기간을 16년으로 설정하는 대신 6년마다 이행 사항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첫 검토 시기는 2026년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정부 출범 직후 'USMCA 불공정성'을 지적하면서 이행사항 검토를 넘어 협상 자체를 다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상호 관세'라는 명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맞물려 미국에서 USMCA 탈퇴 카드까지 꺼내 들 수 있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앞서 지난 4월 백악관을 통해 공개된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 보고서 요약본에서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USMCA에 대해 "비(非)시장경제 내용물의 미국 유입, 캐나다에 수출하는 유제품 등의 시장 접근성, 에너지 분야 등에서 멕시코의 차별적 관행"이라고 밝혔습니다.

멕시코는 팬데믹과 미·중 전략 경쟁 구도 속에서도 북미 공급망 내 안정적 편입으로 급속도의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기반인 USMCA 근간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셰인바움 정부는 '미국 밀착'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자국 글로벌 가치사슬 지역화 경향을 가속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FTA 미체결국에 최대 50% 수입 관세를 물리겠다는 방침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NAFTA 이전부터 북미를 겨냥한 제조업 분야 투자처이자 중남미 생산 거점으로서 멕시코에 선제적으로 투자했던 주요 한국 기업들은 현지 통상환경 변화 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USMCA마저 흔들릴 경우 생산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등 운영 전략을 완전히 '새로고침' 할 수 있다는 반응입니다. "인력과 투자 등 무게 중심을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에 대해 살피거나 "미국계 자본과 연계한 합작 법인" 형태로 기술력 유출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대안을 고민하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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