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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나우] 中 '기술 굴기' 역습…증시도 '불장'

SBS Biz 김완진
입력2025.09.17 06:42
수정2025.09.17 07:52

■ 모닝벨 '비즈 나우' - 진행 : 최주연 / 출연 : 임선우

[앵커]



중국의 기술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안방을 떠나 미국으로 갔던 AI 인재들이 앞다퉈 집으로 돌아오면서 기술굴기에 힘을 보태고 있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부름을 받은 빅테크들도 곳간을 활짝 열어제끼면서 무섭게 치고 나가고 있습니다.

덩달아 중국 증시도 불장에 올라타면서 10년 만에 최고치를 뚫어내기도 했는데요.

중국의 기술 역습,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최근 미국으로 떠났던 중국계 AI 두뇌들이 다시 안방으로 돌아가고 있다고요?

[캐스터]

미국 빅테크에서 일하던 중국 인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2월 구글의 AI 조직, 딥마인드 우융후 연구 부사장이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AI 연구개발 부서 책임자로 이직한 데 이어서, 최근 오픈AI의 핵심 두뇌인 야오순위가 텐센트로 이직해 화제가 됐는데요.

몸값만 우리 돈 2백억 원으로, 미국 AI업계에서 중국으로 자리를 옮긴 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로 꼽히고 있고요.

특히 AI 연구소 직원 상당수가 중국계인 만큼 앞으로 인공지능 인재의 귀환 도미노가 더 가속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대표적인 예로 최근 AI 인재를 쓸어 담은 메타의 연구원 대부분이 중국인이라면서요?

[캐스터]

최근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캐피털인 멘로벤처스가 내부자로부터 입수했다며 메타의 초지능 연구소 인재 명단을 공개했는데요.

여기에 이름을 올린 44명 중 21명이 중국인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미국 시카고대의 연구도 이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는데, 상위 20%인 미국 '우수 AI연구원'의 국적 비중을 따져봤을 때, 중국이 47%로 가장 높았습니다.

미국이 18%, 유럽이 12%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고요.

이렇게 미국에서 활동하던 중국 인재들의 본국행은 매년 늘고 있습니다.

스탠퍼드대에 따르면 그 비중은 매년 늘고 있는데, 2010년 48%에서 지난해 75%로 늘었습니다.

트럼프 1기 시절 기술 스파이를 잡겠다며 '차이나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킨 영향도 일부 있었지만, 최근 양상은 다른데요.

우융후이, 야오순위 같은 중국 테크 인재들이 중국 회사로 이직하는 배경으로 중국의 해외인재 영입프로젝트인 치밍 계획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반도체처럼 민감하거나 기밀 영역을 포함하는 과학, 기술 분야에서 해외 고급 인재를 모집하는 프로그램인데, 기준을 통과한 특급 해외 인재의 경우 최대 우리 돈 12억 원까지도 지원받을 수 있을 만큼, 뭉칫돈을 안겨 가며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같은 노력 덕분인지 중국이 세계 혁신지수에서 처음으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어요?

[캐스터]

유엔이 선정한 세계혁신지수에서도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한국이 아시아 1위, 글로벌 4위에 올라 세계 4대 강국에 진입했는데도, 주요 외신들은 중국의 성장세에 일제히 주목했습니다.

해당 순위는 연구개발투자와 특허, 논문, 기술 출원 등 78개 세부 지표를 토대로 산정되는데, 중국의 경우 독일과 일본을 밀어내고 사상 처음으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지식 및 기술 산출 부문에선 1위인 스위스를 앞섰고, R&D 지출에서도 2위, 특허 출원에서는 세계 선두를 기록했는데, 또 선전과 홍콩, 광저우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 클러스터를 여럿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평가받았습니다.

[앵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리 고객이었던 중국이, 이제 경쟁자로 변모했어요?

[캐스터]

맞습니다.

10년 동안 중국을 첨단 제조 강국으로 탈바꿈시킨 '중국제조 2025'가 올해 종료되는데, 전기차나 배터리 등 몇몇 분야는 이미 글로벌 시잔 선두로 자리매김했고,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에 올라섰습니다.

유엔산업개발기구에 따르면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20여 년 전 세계무역기구 가입 당시만 해도 23위에 불과했는데, 2018년 2위로 올라섰고, 세계 제조업에서 점유율은 30%가 넘습니다.

이처럼 기술력이 강한 제조강국으로 환골탈태한 비결은 물량공세 덕분인데, 작년 기준 R&D 지출만 705조 원으로 우리나라 1년 예산보다도 많고요.

특히 2000년대 초반 50%대에 머물렀던 민간 비중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진 게 특징입니다.

이같은 투자성과는 앞서 짚어본 대로 여러 지표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데, 예로 국제특허출원 수는 이미 6년 전 미국을 추월했고, 작년 기준 7만 건에 달해 전 세계 25.6%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특히나 기업들이 앞다퉈 이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어요?

[캐스터]

올해 초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빅테크 수장들을 불러모아 지원을 약속하면서, 업계는 앞다퉈 투자를 서두르고 있는데요.

텐센트는 AI 투자를 실탄 마련에 4년 만에 신규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고요.

앞서 바이두는 채권 발행으로 우리 돈 2조 원을 조달했고, 알리바바는 지난해 3조 원이 넘는 딤섬본드를 발행한 데 이어서 이달에도 전환사채 발행으로 4조 4천억 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는 등 기술굴기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앵커]

밤사이 나온 소식 중 눈길이 또 하나 가는 게, 마윈이 돌아왔다는 기사가 나왔어요?

[캐스터]

당국의 심기를 건드려 한참이나 자취를 감췄던 '빅보스' 마윈이, 알리바바를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와 함께 돌아왔는데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5년 만에 회사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주요 의사 결정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윈이 공식적인 직책으로 복귀했는지, 당국이 이를 승인했는지 등은 불분명하지만, 올 초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악수는 당국과의 관계 회복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해석되기도 했고요.

특히 중국이 경기 부양카드로 AI를 앞세운 시점과 맞물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기술 훈풍 덕분인지 중국 증시도 최근 불장을 보이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도 옮겨가고 있어요?

[캐스터]

지난주 상하이 종합지수는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특히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항셍지수도 4년 만에 가장 높은 곳에 올랐습니다.

19조 달러, 우리 돈 2경 6천억 원이 넘는 중국 증시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데요.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가 8월 중, 6개월 만에 중국 주식을 가장 큰 규모로 매수했다 집계되기도 했고, 국내 중학개미들의 관심도 뜨거운데, 중국 투자 ETF 수익률은 국내, 미국 투자 ETF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간 수익률 상위에 오른 10개 ETF 상품 가운데 8개가 중국 ETF였고요.

그중 1위를 차지한 '타이거 차이나 전기차레버리지'는 한 달 수익률이 50%에 육박합니다.

특히 같은 기간 수익률이 급등한 ETF 모두가 테크 기업에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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