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연금, 셀코리아 기조 급제동?...기재부-복지부 충돌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 축소에 대해 공개적으로 제동을 건 가운데 지난 5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도 관계부처 간 격론이 오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15일) 복수의 정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5월 2025년도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에서 "연금개혁으로 고갈 시기가 8~15년 늦춰진 만큼 국내 주식 비중 축소 속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며 속도 조절론을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복지부와 국민연금 측은 2030년 전후로 연금 지급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자산 매각이 본격화되는 만큼, 국내 주식 비중 축소를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회의에는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고 있던 조규홍 기금위 위원장을 비롯해 기재부와 고용노동부, 국민연금공단 등에서 기금위 위원 12명이 참석했습니다.
당시 기재부는 회의에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축소와 관련해, 고갈 시기가 늦춰진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고 시간을 번 만큼 1년 정도는 논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습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기재부의 주장은 연금개혁으로 최소 8~15년의 시간이 확보된 만큼, 국내 주식 비중 축소를 당장 서두르지 말고 1년 정도 늦춰서라도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취지"로 "국내 주식 비중을 조금 늦게 줄인다고 해서 시장이 뒤집히는 것은 아니니 어느 방향이 맞는지 논의해보자는 문제 제기였다"였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시 기금위원장인 조규홍 복지부 장관 역시 기금 운용 기간이 늘어난 만큼 포트폴리오 등을 다시 한번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금위는 앞서 중기자산배분안을 정하면서 국내 주식 비중을 2029년 말까지 매년 0.5%p씩 13%까지 낮추기로 했습니다. 국민연금이 기금 운용 정책의 방향성을 '해외·대체 투자 강화를 통한 수익률 극대화'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복지부와 국민연금 측은 보험료 납부자보다 연금 수령자가 훨씬 많아지는 인구 구조 변화로 조만간 연금 지급을 위한 자산 매각이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큰손’의 주식 매도가 시장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 주식 비중 축소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연기금의 국내 투자 비중 축소 논리를 소개한 뒤 이를 반박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연금 고갈 시기가 다가오면 현금화를 위해 국내 주식을 대량 매도해야 하고 그때 주가 폭락을 막으려 지금부터 비중을 줄인다는 연기금의 설명에 대해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해가 잘 안 된다. 진짜 이유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 때문은 아닌지 싶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5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기존 로드맵대로 2026~2030년 중기자산배분안을 이미 의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말 국내 주식 비중은 14.4%로 0.5%p 낮아지고, 해외 주식은 38.9%로 3%p 높아지게 됐습니다.
중기자산배분안이 기금운용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 만큼 단기간에 수정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과거에도 시장 상황이나 정책적 요구에 맞춰 연기금이 운용 원칙을 조정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추가 논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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