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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미용사 창업 장벽…주방되고 미용실은 안 된다? ['절제'의 미학, '착한' 규제 리포트]

SBS Biz 최윤하
입력2025.09.11 17:55
수정2025.09.11 18:42

 
시장경제에서 규제는 참 말이 많은 화두입니다. 공정, 안전 등을 위한 장치지만,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무엇을 더 우선시 해야 할지에 대한 저마다의 의견도 다양합니다. 규제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며 만들어지지만 시행한 뒤에는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정작 규제를 만드는 주체인 정부 내에 '규제개혁위원회'를 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저희는 규제를 통해 발생한 '결과적인 상황'을 거꾸로 되짚어 보며, 의도했던 목적과 '기대했던 가치'를 가늠해 보고자 합니다. 규제가 의도했던 결과로 이어지는 '좋은' 규제도 있습니다. 이 또한 어떤 것인지? 찾아 보고자 합니다. 이번 기획의 시작과 접근은 이미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다양한 고민을 진행해 온 전문가들의 모임 '(사)좋은규제시민포럼'과 함께 합니다. 공동기획 : (사)좋은규제시민포럼


[앵커]



효용성 사라진 낡은 규제에 대해 대안을 고민해 보는 연중기획 시간, 오늘(11일)은 나누고 빌려 써서 불필요한 사회적 낭비를 막자는 '공유경제'입니다.

숙박과 차량업에서 출발했지만 규제에 부딪혀 공유경제가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 미용사가 독립적으로 수익을 관리하면서도 공간과 장비를 같이쓰는 공유미용실이 대표적입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수백개 공유미용실이 이미 활성화 됐지만 우리나라는 시범 운영에 그치고 있는 현실을 최윤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공유미용실에 입주한 헤어디자이너 간지은 씨는 일반 미용실에 근무할 때보다 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간지은 / 공유미용실 아데르 원장 : 제가 일한만큼 더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독립된 공간이다보니까 동료 디자이너나 이런 눈치가 보이지 않고 고객님들도 저와 일대일로 가까운 공간에서 시술할 수 있다보니까 편하게 느껴지시는 것 같아요.]

디자이너마다 구분된 각자의 공간에서 미용서비스를 진행하지만 이런 파마 기기와 샴푸 시설 등은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공중위생법대로라면 미용사업자는 샴푸대와 기기 등을 개별적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공유미용실인 이곳은 17명이 샴푸대 7개와 각종 기기, 염색약제실 등을 같이 쓰고 있습니다.

임대료나 인테리어 비용도 나눠내기 때문에 창업 비용 부담도 일반 미용실보다 훨씬 적습니다.

[김소현 / 아데르 운영사 영업팀장 : 일반 미용실 창업하는 것보다 10분의 1 비용으로 창업하실 수 있고 약 500만원 선으로 더 많은 청년 사업자들이 창업을 도전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공유미용실은 전국에 11곳밖에 없습니다.

지난 2020년 규제 샌드박스가 적용된 지 5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시범 운영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2년 법 개정에 나섰지만 대규모 자본 유입에 소규모 미용실이 잠식당할거라 주장하는 미용협회의 반발로 무산됐습니다.

[진홍열 / 대한미용사회중앙회 부총장 : (공유미용실) 100평, 200평짜리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은 자본이 있지 않고는 할 수가 없잖아요. 청년 창업이라는 명분으로 굉장히 실력 있는 사람들을 뽑겠죠. 시장이 재편되고 나면, 5천만원씩 가져와라 해도 거기 들어가야 될 거 아니에요. 다른 데 경쟁이 안 되는데.]

협회는 공유미용실을 하더라도 인원을 3명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와 전문가들은 인원 제한은 창업 활성화라는 취지에 맞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이기영 / 좋은규제시민포럼 위원장 : 공유 시설에 대해서 3인이 사용해야 하는 근거를 찾기가 어려울 겁니다. 일단 진입 규제로 보여지는 성격들은 거의 다 없어지는 게 맞다. 지역마다 또 업장마다 적정한 수의 공유 미용실을 사용하는 인원이 정해질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미용실보다 높은 수준의 위생을 요하는 주방도 지난 2021년 식품위생법 개정을 통해 공유주방이 허용된 가운데 공유미용실을 통해 미용인들이 비용 부담을 덜고 꿈을 키우는 공간으로 키워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SBS Biz 최윤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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