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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분쟁 1년…소송전에 기업가치만 추락 [산업 막전막후]

SBS Biz 류정현
입력2025.09.11 16:03
수정2025.09.12 08:05

[앵커]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두고 벌어진 영풍·MBK파트너스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간 분쟁이 벌써 1년에 접어들었습니다. 

공개 매수를 위한 이른바 '쩐의 전쟁'부터 반쪽짜리 주주총회까지 다양한 일들이 벌어졌는데요. 

고려아연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했고 영풍은 경영부진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명분은 사라지고 상처만 남긴 경영권 분쟁 앞으로 어떻게 될지, 산업부 류정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한때 고려아연 주가를 폭등시켰던 경영권 분쟁, 이게 벌써 1년 전이라고요? 

[기자]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과 당시 영풍정밀, 현 KZ정밀의 주식을 공개매수하겠다고 공시한 게 정확히 지난해 9월 13일입니다. 

당시 영풍·MBK 연합이 제시한 금액은 66만 원, 전날 종가 55만 6천 원보다 약 10만 원 비싼 금액이었습니다. 

경영권 분쟁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주가는 계속 뛰었고 영풍 연합은 두 차례나 수정해 10월에는 공개매수가가 83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경영권을 지켜야 하는 최 회장 쪽도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주당 89만 원에 자사주를 사들이는 등 이른바 '쩐의 전쟁'을 벌였고요. 

결국 그해 12월 6일 주당 가격이 장중 240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그전까지 이사회나 주주총회 등에서만 엿보였던 갈등이 공개매수를 기점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앵커] 

해를 넘겨서는 주총에서 불이 붙었죠? 

[기자] 

양 측은 모두 두 번 맞닥뜨렸습니다. 

일단 지난 1월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는데요. 

전날 밤 최 회장이 자신의 우호세력이 들고 있는 영풍 지분을 호주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 SMC에 넘기면서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영풍의 의결권을 임시주총에서 제한했습니다. 

임시주총 당일 이에 반발한 영풍 경영진이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반쪽짜리 주총으로 전락했습니다. 

3월 열린 정기주총에서도 이 순환출자 구조를 둘러싼 양측의 공방이 계속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영풍 연합 의결권이 제한됐고 이사회 대부분을 최 회장 측이 차지했습니다. 

주총 때마다 영풍 연합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또 일일이 따져보는 일도 벌어졌는데요. 

3월 정기주총 효력정지 가처분은 기각되면서 최 회장이 일단 판정승을 받았습니다. 

[앵커] 

과거 얘기는 여기까지고, 아직도 갈등이 진행 중이라고요?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을 두고 다시 맞붙고 있습니다. 

칼을 먼저 꺼낸 건 영풍연합입니다. 

고려아연은 지난 2023년 2월 SM 주가조작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투자회사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하바나 제1호 사모펀드에 단독으로 998억 원을 출자했습니다. 

영풍은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 회장과 고려아연 경영진이 주가조작에 활용될 걸 알고도 돈을 댔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정에서 공개된 고려아연 임원진 간 주고받은 메일에 "원아시아파트너스가 SM 지분 매입을 위해 펀드를 조성하려 한다", "하이브에 SM 주식을 12만 원에 팔 수도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는 겁니다. 

고려아연은 이메일 내용을 두고 주가조작에 가담하려 했다는 해석이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오히려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후 하이브의 공개 매수에 응해 엑시트가 가능하다는 걸 논의한 대화라고 맞섰습니다. 

일단 검찰은 주가조작 주체로 카카오와 원아시아만 특정했고, 고려아연은 형사 재판 피고인에서 제외된 상태입니다. 

앙금이 쌓인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흠집 내기가 벌어진 건데, 불필요한 논란으로 주주들이 피해를 보지는 않을지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앵커] 

양 쪽이 이렇게 싸움을 벌이는 동안 기업 경영은 제대로 됐나요? 

[기자] 

일단 고려아연은 나쁘지 않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고려아연의 영업이익은 5천392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12억 원가량 늘었습니다. 

분기 기준으로 따졌을 때 지난 2000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약 10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도 합니다. 

고려아연은 "기초금속, 귀금속, 희소금속 등 다각화된 생산 포트폴리오가 사업안정성을 뒷받침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업 외연도 넓히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석했고요.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계약 MOU를 체결했습니다. 

그렇다고 경영권 분쟁 타격이 없는 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영풍 연합의 적대적 M&A에 대항한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해 쓴 돈이 1조 8천156억 원이고요. 

이 자금 마련을 위해 사모사채 1조 원, 기업어음 4천억 원 등 빚을 져야 했습니다. 

[앵커] 

영풍 쪽 상황이 더 좋지 않죠? 

[기자]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일단 1천434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에도 상반기 5억 8천만 원 적자였는데 훨씬 더 심해졌습니다. 

한순간에 경영지표가 나빠진 이유는 제련소 가동이 멈춰 섰기 때문입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폐수 유출로 인해 지난해 말 58일간의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올 상반기 석포제련소 평균 가동률은 35%에 그쳤습니다. 

또 영풍의 환경오염 악재,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21년 경북 봉화군이 영풍 석포제련소 주변 토양에서 1급 발암물질인 카드뮴을 포함한 유해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며 1 공장과 2 공장에 각각 토양정화명령을 내렸습니다. 

올해 2월 점검해 보니 1 공장은 이행률이 16%, 2 공장은 1.2%에 불과하는 등 정화작업이 미진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환경부는 이를 두고 추가적인 조업정지를 검토 중인 상황입니다. 

자체 사업들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는 영풍이 추후 실적이 양호한 고려아연에 대해 배당 확대 요구를 할 수 있고요. 

이게 추가적인 분쟁을 불러일으킬 개연성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영풍 연합군인 MBK는 인수한 기업들과 관련해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아시다시피 지난 2015년 MBK가 인수한 홈플러스는 올해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최근에는 임대료 협상이 결렬된 15개 임대 점포를 연내에 폐점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는데요. 

대규모 폐점으로 노동자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주병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도 얼마 전 인사청문회에서 작심 발언을 내놨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주병기 /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 사모펀드의 무책임한 경험이 얼마나 소비자나 관련 업계에, 협력 업체들에 피해를 줄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고 봅니다.] 

MBK가 실질적인 최대주주로 있는 롯데카드에서는 해킹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이런 사실이 알려진 이후 지난 8일까지 롯데카드를 해지한 회원은 2만 7천 명에 달했습니다. 

[앵커] 

경영권 분쟁, 아직 마무리된 게 아니죠. 

앞으로 뭘 지켜봐야 하나요? 

[기자] 

앞서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고려아연이 만든 순환출자 구조로 영풍 연합 의결권이 제한됐었다고 말씀드렸죠. 

영풍 연합이 이게 위법한 행위라고 지난 5월 주주총회결의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가처분 결과에 승복할 수 없고 법정에서 정식으로 따져보겠다는 겁니다. 

만약 소송 결과가 영풍 연합 승리로 나온다면 임시주총 개최를 시도할 거로 보이고 또다시 표 대결을 해야 합니다. 

첫 부분에 말씀드렸던 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당시 영풍은 "훼손된 지배구조를 회복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내세웠던 명분과는 달리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갈등으로 고려아연은 재무적 타격뿐 아니라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을 떠안게 됐습니다. 

[앵커] 

류정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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