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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돈 맡기겠나'…은행원 횡령·사기만 벌써 1700억

SBS Biz 오수영
입력2025.09.11 09:01
수정2025.09.11 09:29


올해 상반기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사기 등 금융사고에 따른 피해액이 17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상반기만 봐도 벌써 지난해 전체 피해액을 뛰어넘은 겁니다.

오늘(11일) 국회 신장식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7월 말까지 시중은행 7곳(KB국민·신한·하나·우리·iM·SC·씨티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모두 51건, 피해액은 1746억원이었습니다.

이는 2024년 한 해 동안 발생한 38건, 1218억원을 이미 넘어선 금액이다.

금융당국이 ‘책무구조도’ 도입 등 내부통제 강화 조치를 하고 있음에도 실제 금융사고는 오히려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겁니다.



최근 5년간 은행권 금융사고 추이를 살펴보면 피해 규모가 해마다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2020년 53억원에 불과했던 피해액은 2022년 897억 원, 2023년 1218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을 넘겼습니다.

올해는 7개월 만에 1746억원으로 지난해 피해액을 초과하며 불과 6년 만에 33배 가까이 폭증했습니다.

사고 유형별로 보면 은행 직원 등이 속임수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고객에게 손실을 끼친 ‘사기’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기 건수는 2020년 8건에서 2025년 37건으로 늘었으며 피해액 또한 43억원에서 1470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서 발생한 1000억원대 사건의 영향이 있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피해 규모는 10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용장 결제가 일부 이뤄졌고 차주 기업의 자산과 상환 등으로 손실액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올해부터 ‘책무구조도’를 시범 운영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해왔습니다.

책무구조도란 주요 업무별 최종 책임자를 사전에 특정해 사고 발생 시 CEO나 임원을 내부통제 관리 소홀로 제재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책무구조도를 도입한 금융지주와 은행을 대상으로 내부통제 실태 점검도 진행 중입니다.

신장식 의원은 “금융사고 발생을 줄이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책무구조도를 도입했지만 금융사고의 비율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면서 “은행들과 감독당국은 형식적인 제도 도입만이 아니라, 실질적 내부통제가 강화되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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