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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기술탈취 근절…직권조사·증거확보 강화한다

SBS Biz 이정민
입력2025.09.09 15:29
수정2025.09.10 08:00

정부가 중소기업 기술탈취를 근절하기 위해 한국형 증거 개시 제도를 도입합니다. 기술탈취 예방뿐 아니라 직권조사와 같은 행정조사도 강화되고, 손해배상액 현실화 또한 추진됩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오늘(10일)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중기부·산업통상자원부·공정거래위원회·특허청·경찰청과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 대책을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책에는 '기술탈취 피해 입증이 어렵고, 소송에서 승소해도 손해배상액이 낮아 피해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는 현장 기업 의견이 반영됐습니다. 특허청과 벤처기업협회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술침해 소송 과정의 애로사항 중 증거수집 곤란이 73%를 차지했습니다. 중기부의 판결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손해배상소송에서 법원이 인용한 금액은 평균 1.4억원으로, 피해기업이 청구한 평균 금액 8억원의 17.5%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대책의 기본 방향은 피해기업이 불리하지 않은 소송 환경, 침해 당한 기업이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보상, 기술탈취를 막는 든든한 울타리 제공입니다. 이를 위해 중기부는 4대 중점 추진 과제를 선정했습니다.

기술탈취 피해사실 입증 지원 강화
정보 불균형과 피해 기업의 소송 부담을 덜기 위해 '한국형 증거 개시 제도'가 도입됩니다.



구체적으로 기술자료·특허·영업비밀 침해 관련 손해배상소송에서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가 현장을 조사하고 그 결과가 증거로 인정될 수 있도록 하는 전문가 사실조사 제도가 마련됩니다. 법정 밖에서 진술 녹취와 불리한 자료 파기 등을 하지 못하도록 자료보전명령 제도도 도입됩니다.

또 법원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중기부·공정위 등 행정기관에 행정조사 자료를 제출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이 신설됩니다. 

법원이 중기부에 요구할 수 있는 자료의 범위도 현행 행정조사 관련 자료에서 디지털 증거자료까지 확대됩니다. 조사를 거부·방해하거나 기피하는 경우, 자료를 미제출하는 경우에는 5천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해 행정조사를 통한 충분한 자료 확보가 가능해질 예정입니다.

사건 단계별 행정조사도 강화됩니다.

접수 단계에서는 기술탈취 피해기업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익명으로도 제보할 수 있게 됩니다. 조사 단계에서 별도의 신고 없이도 중기부가 조사에 착수할 수 있는 직권 조사가 도입되고, 기존 공정위 직권조사는 기술탈취 빈발 업종 중심으로 강화됩니다. 조치 단계에서는 현재 시정권고에 불과한 중기부 행정조사의 제재 수준을 시정명령이 가능하도록 개선되고, 중대한 위법행위인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됩니다.

해킹, 불법 취득한 영업비밀을 누설하는 재유출 행위 등 신종 수법에 의한 기술유출도 영업비밀 침해행위 처벌 대상에 포함됩니다.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에 대한 처벌 대상에 브로커행위나 미신고 수출이 추가되고, 벌금은 현행 최대 15억원에서 65억원으로 상향됩니다.

손해배상액 현실화…기술보호 역량 강화
침해당한 기술을 개발하는데 투입한 비용도 소송에서 기본적인 손해로 인정될 수 있도록 손해액 산정기준이 개선됩니다.

피해기업의 기술과 유사한 정부 R&D 과제 연구개발비 정보를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됩니다. 피해기업이나 법원의 요청이 있을 경우 피해기업의 연구개발비 범위를 산출하고, 이를 손해배상 소송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손해액의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 중기부는 법원이 평가 역량 있는 전문기관에 손해액 산정을 촉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또한 현재 손해액 산정지원 사업을 통해 피해기업에게 손해액 산정을 지원하고 있는 기술보증기금 중앙기술평가원을 '중소기업 기술손해 산정센터'로 확대해 손해액 산정의 전문성을 높일 예정입니다. 기술유출 사건의 손해액 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영업비밀의 경제적 가치 평가 모델 개발도 추진됩니다.

예방 차원에서는 중소기업 기술보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부처 합동 기술보호 설명회가 연 5회로 확대 개최됩니다. 중기부·산업부·공정위·특허청은 부처별로 맞춤형 기술보호 컨설팅과 교육을 확대 지원할 계획입니다.

AI를 활용한 자동화된 영업비밀 분류·유출방지 시스템 구축,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보안설비 구축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중기부 R&D 수행기업 가운데 정부출연 10억원 이상 연구과제에 대한 조기경보 모니터링도 단계적으로 확대됩니다.

기술유출 상시 예방을 위해 정기 구독형 디지털 포렌식 지원 사업도 신설됩니다.

또 현재 1만7천여건인 기술임치 건수를 2030년까지 3만건으로 확대해 중소기업이 기술탈취 분쟁 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영업비밀에 대해 운영 중인 특허청 원본증명서비스는 아이디어로까지 확대됩니다.

범부처 대응 늘리고 '기술분쟁 신문고' 신설
'기술탈취 근절 범부처 대응단'과 '중소기업 기술분쟁 신문고'가 신설됩니다.

범부처 대응단을 통해 관련 부처가 정책 추진 방향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국민신문고와 유사하게 피해기업이 기술분쟁 신문고에 기술분쟁 민원을 신청하면 소관부처로 민원을 연계할 예정입니다.

특허청·경찰청의 기술경찰 조직과 인력을 확충하고, 첨단산업·제조업 분야 중심으로 기획·인지 수사와 집중 단속이 실시됩니다. 사건의 기술적 쟁점에 대해서는 특허청이 기술자문을 실시해 중기부 등 유관 부처와 수사기관에 제공할 예정입니다.

중기부·특허청으로 접수된 행정조사 사건에 대해 추가 범법행위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사건을 수사기관에 이관해 즉시 수사가 착수될 수 있도록 하는 패스트트랙도 운영됩니다. 중기부는 경찰청과 공동으로 기술탈취 피해기업 현장에 방문하는 현장 밀착형 초동 지원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법원과 검찰에서 전달받은 사건을 특허청 산업재산권분쟁조정위원회가 조정하는 조정 연계는 대구·부산 지방법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됩니다.

중기부는 현재 3인 이상으로 구성되는 '중소기업 기술분쟁조정' 제도에 1인 조정부를 신설해 당사자 간 합의가 명백하거나 5천만원 이하의 소액 사건의 경우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직권조정도 도입해 신청인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소액 사건에서 조정부의 조정안을 이유 없이 거부한 경우 조정부의 직권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전국 어디서나 중소기업들이 기술분쟁조정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비대면 원격조정 적용 대상도 모든 사건으로 확대됩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오늘 발표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정과 신뢰에 기반한 공정성장 경제환경의 실현"이라며 "대책이 실효성 있게 현장에 안착하도록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세밀하게 정책을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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