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처, 이젠 디지털로 받는다?…6대 은행 "테스트 참여 긍정적"
SBS Biz 오수영
입력2025.09.08 07:01
수정2025.09.08 07:04
[CBDC (PG)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정부, 주요 시중은행이 국고 보조금을 디지털화폐로 지급하는 실험을 본격적으로 추진합니다.
한은 "의지 강한 은행만"…은행 "100조 넘는 보조금은 관심"
오늘(8일) 금융권에 따르면 6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은행)은 한은에 국고 보조금 관련 테스트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한은 디지털화폐실은 8월 말 이후 이들 은행의 가상자산·디지털화폐 담당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로 참여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테스트는 정부가 국고로 지급하는 현행 보조금이나 바우처(정부가 지급 보증한 쿠폰)를 디지털화폐로 수급자에게 전달하고 사용하는 게 가능한지 점검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예정입니다.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 기술 기반의 디지털화폐 특성상 사용처·기한 등을 미리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만큼, 보조금의 부정 수급이나 다른 목적의 사용 등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고 보조금의 정확한 효과 측정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은, 기획재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순쯤 설명회를 열어 참여 의사를 밝힌 은행들에 테스트 일정과 주요 점검 내용 등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께 실제 테스트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서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기반 예금토큰의 실거래 2차 테스트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 부상과 비용 분담 문제 등으로 무산됐는데, 이를 의식했는지 한은이 이번에는 참여 의지가 뚜렷한 은행들과 테스트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예금토큰 1차 테스트 때 사용한 클라우드 등 인프라 운용 기한이 사실 지난달 말이었는데, 당시 참여한 6대 은행은 대부분 연장을 신청해놓은 것으로 안다"면서 "(보조금 테스트에) 비용이 얼마일지 아직 짐작하기 어렵지만, 이미 구축된 인프라가 있어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고 전체 국고 보조금도 100조원이 넘는 만큼 은행들로서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은, 스테이블코인 논의도 병행…여당 등 '비은행 발행' 주장에 신중
이처럼 한은은 CBDC 관련 실험 재개를 준비하는 동시에, 업계·학계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논의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은으로부터 은행과 학계 중심의 스테이블 코인 협의체를 구성할 경우 참여할 수 있냐는 문의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은 관계자는 "교수, 은행 관계자들과 스테이블 코인을 주제로 토론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왔다"면서 "그분들의 의견과 자문 등을 좀 더 손쉽게, 효율적으로 모을 방법을 검토했을 뿐 공식적으로 협의체 등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습니다.
한은이 여전히 '은행 중심으로 먼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정부·여당의 스테이블 코인 법제화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너무 강하게 목소리를 키울 수 없는 처지로 해석됩니다.
앞서 지난달 19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앞으로 화폐에 프로그램 기능을 넣기 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꼭 필요하지만, 은행부터 도입한 뒤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다시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여당 의원으로부터 (비은행)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담보로) 국채를 사면 지급된 돈이 예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유동성이 줄지 않고, 안전자산을 담보로 보유하면 코인 런(대량 환매)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반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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