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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나우] 머스크에 '1천조원' 보상…승부수일까 자충수일까

SBS Biz 김완진
입력2025.09.08 06:45
수정2025.09.08 07:47

■ 모닝벨 '비즈 나우' - 진행 : 최주연 / 출연 : 임선우

[앵커]



테슬라가 머스크 CEO를 붙잡기 위해 전례 없는 보상안을 내놨습니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반전시킬 승부수가 될지, 아니면 자충수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이 소식,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테슬라가 역대급 보상안을 제시했어요?



[캐스터]

총금액만 무려 1조 달러, 우리 돈 1천조 원이 넘는데, 미국 기업 역사상 최대고요.

보상안대로라면 현재 13% 수준인 머스크의 지분율은 25%로 껑충 뛰게 됩니다.

다만 보상을 받으려면 우선 1조 1천억 달러 수준인 회사의 시총을 2조 달러로 올리고, 최종적으로 8조 5천억 달러에 도달시켜야 하고요.

여기에 더해 차량 2천만대 인도, 1천만 FSD 구독, 로봇 100만대 인도, 로보택시 100만대 운행 등 조건이 뒤따릅니다.

해당 보상안은 오는 11월 6일로 예정된 연례 주총서 표결에 부치는데, 주요 외신들인 이번 보상안이 머스크의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하고, 단기간 내 CEO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하면서, 회사의 주가를 크게 끌어올리는 조건으로 설계된 만큼, 주주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봤는데, 실제로 이 소식에 테슬라의 주가는 금요일장 4% 가까이 뛰었습니다.

[앵커]

반대로 우려의 목소리도 많죠?

[캐스터]

월가에선 터무니없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니아임팩트캐피털은 "이번 보상은 장기적으로 테슬라에 실질적인 이익이 될 연구개발이나, 인수합병에 쓰일 수 있는 자금이라며, 다른 주주들과 함께 이의를 제기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밝혔고, AJ벨 역시, 테슬라의 보상 계획이 과도하고, 기업지배 구조에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 머스크가 이 정도의 보상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지적했습니다.

또 일각에선 테슬라가 차만 팔아선 보상안이 제시하는 천문학적인 조건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점에서, 회사의 미래를 다른 곳에서 찾고 있다는 매우 명확한 신호로 읽히지만, 머스크가 내세운 로봇과 자율주행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만큼, 10년 후 시장이 어디로 향할지 매우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머스크가 곧 테슬라로 상징될 만큼 영향력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또 반대로 그만큼의 리스크이기도 하잖아요.

테슬라의 고객 충성도를 분석한 조사도 나왔는데, 결과가 상당히 흥미로워요?

[캐스터]

머스크의 말과 행동이 곧 테슬라의 성적표라 할 수 있을 만한 결과가 나왔는데요.

S&P글로벌 모빌리티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시장에서 테슬라의 브랜드 충성도는 미국내 주요 자동차 업체 가운데 수년간 가장 높았는데, 작년 7월부터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바로 전달까지만 해도 미국 신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소유한 가구의 73%가 다시 테슬라를 구입해 재구매율도 가장 높았을 정돈데, 하지만 이후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한 직후부터 이 비율은 하락하기 시작해 올 3월에는 업계 평균보다도 못한 49.9%까지 내려갔습니다.

이때는 머스크가 정부효율부를 맡아 정치 활동이 극에 달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고객 충성도에서 몇 년째 선두를 달린 회사가 이렇게 짧은 기간에 업계 평균 수준까지 내려온 건 전례 없는 일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하지만 머스크가 정부효율부를 떠나며 트럼프의 감세법안을 비판하기 시작한 5월부터, 재구매율 기준 회사의 고객 충성도는 다시 올라 도요타나 포드 등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는데, 트럼프와, 정치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다시 테슬라를 찾기 시작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수치로 확인해 보니까 머스크 효과가 더 와닿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선 머스크가 여전히 정치판에 발을 들일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면서, 머스크를 회사에 붙잡아 두는 게 도움이 될까, 하는 우려도 나와요?

[캐스터]

당장 트럼프의 슈퍼팩만 들여봐도, 머스크는 또 한 번 기부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두어 달 전 500만 달러를 기부했는데, 트럼프와 공개적으로 사이가 틀어진 시기임에도 여전히 뭉칫돈을 건넸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요.

또 최근 트럼프 대통령 역시 결별했던 머스크에 대해 돌연 엄지를 치켜세우며 공화당 복귀 가능성까지도 언급하면서, 머스크의 한눈 팔기가 다시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여기에 길어지는 부진에 조급증이 든 머스크는 최근 미래를 봐달라 설득하고 나섰는데도, 예전과 달리 시장은 냉담한 반응입니다.

그간 시장은 테슬라의 청사진을 담은 마스터플랜이 나올 때마다 환호와 함께 반등 포인트로 꼽혀왔는데, 이번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나, 제품 로드맵 하나 없이 추상적인 비전만 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요.

일각에선 단순한 미래 예측에 불과하다, 주주들을 홀리기 위한 유토피아 넌센스에 가깝다는 혹평까지도 나오면서, 머스크 효과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그래서 그런지 투자자들도 시선을 많이 옮기는 분위기인데요.

특히 서학개미들이 대거 손을 떼는 모습인데, 외신에서까지 주목했어요?

[캐스터]

블룸버그는 한국 서학개미들이 최근 테슬라를 팔아치우고 있다 전했는데요.

실제로 국내 투자자들은 8월 한 달간 우리 돈 1조 원에 육박한 테슬라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2019년 이후 최대 규몬데, 지난 넉 달 동안 테슬라 한 종목에서 이탈한 서학개미들의 자금만 2조 5천억 원이 넘고요.

테슬라에 두 배 레버리지로 투자할 수 있는 ETF죠, TSLL에서도 8월 한 달간 8천억 원 가까이가 빠져나가며 월 간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등 테슬라 일변도였던 포트폴리오에 큰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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