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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지방정권? 발해는 '황제국' 이었다

SBS Biz 송태희
입력2025.09.05 17:57
수정2025.09.07 09:08

[5일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최근 중국에서 발간된 '룽터우산(龍頭山·용두산) 발해왕실묘지: 1997, 2004-2005, 2008년 발굴보고' 보고서의 주요 내용과 의의를 분석하는 학술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묘지와 묘지 탁본을 확대한 것 (사진=연합뉴스)]

2004∼2005년 중국 지린성(吉林省)에서 발해의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발해시대 고분군 유적인 룽터우산(龍頭山) 일대에서 찾은 3대 문왕(재위 737∼793)의 부인인 효의황후, 그리고 9대 간왕(재위 817∼818)의 부인 순목황후의 묘지였습니다. 돌로 만든 묘지에는 무덤 주인의 생애는 물론, 발해의 역사도 담겨 있었습니다. 
 
당시 발해인들은 당나라 즉, 중국과는 구분되는 '동국'(東國), '발해국'(渤海國)이라는 명칭을 쓰고 황제국의 체제를 갖췄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권은주 동북아역사재단 선임연구원은 5일 서울 서대문구 재단에서 열린 '룽터우산발해왕실묘지: 1997, 2004-2005, 2008년 발굴보고' 분석 보고회에서 이런 의견을 밝혔습니다. 

 권 선임연구원은 "두 묘지 내용을 보면 황제와 관련한 칭호가 나오고, 연호를 쓰고 있으며 중국과 공간적으로 구분되는 '동국' 의식이 확인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순목황후의 묘지는 명칭부터 '발해국'으로 시작된다"며 "당나라와 무관하게 국명을 표기한 것으로 '발해는 당나라의 지방정권'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는 근거"라고 봤습니다. 

권 선임연구원은 묘지에 각각 새겨진 내용을 토대로 "효의황후의 성씨가 '울씨'(?氏), 순목황후의 성씨가 '태씨'(泰氏)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울씨'라는 성은 흔히 알려진 사례가 아닙니다. 권 선임연구원은 선비·말갈계 발해인일 가능성을 언급하며 "고구려와 발해는 여러 종족이 모인 국가"라고 부연했습니다. 

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중국에서 발간된 보고서를 확보해 내용을 분석하고, 묘지에 새겨진 글자를 1차로 판독했습니다. 조사·발굴 이후 20여년 만에 나온 보고서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두 묘지는 775년과 829년에 각각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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