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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나우] 구글 '검색왕국' 지켰다…주가 '고공행진'

SBS Biz 김완진
입력2025.09.04 06:43
수정2025.09.04 07:45

■ 모닝벨 '비즈 나우' - 진행 : 최주연 / 출연 : 임선우

[앵커]



시장 독점을 이유로 벼랑 끝에 내몰렸던 구글이 기사회생했습니다.

미 법원이 크롬 웹 브라우저를 매각할 필요는 없다고 판결하면서, 기업 분할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되면 선데요.

검색 왕국의 출입문은 지켜냈지만, 데이터는 내놓아야 한다는 결정에 '절반뿐인 승리'라는 평가도 나오는데, 정말 반쪽짜리 승리일지, 이번 판결이 무슨 의미인지,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렸는지 하나씩 살펴보죠?



[캐스터]

이번 판결의 핵심만 정리해 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화면에 보시는 것처럼 크롬의 매각 여부, 독점적 계약, 데이터 공유,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는데, 먼저 가장 중요한 크롬 이슈부터 살펴보면요.

법원은 1심 최종 판결에서, 구글이 크롬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 판단했습니다.

이로써 구글은 전 세계 검색 점유율 90%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핵심 기반들을 지켜낼 수 있게 됐고요.

또 애플과 삼성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구글 제품을 사전 탑재하도록 수백억 달러의 대가를 지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중단하지 않아도 된다 판결했습니다.

다만 법원이 일부 검색 데이터를 경쟁사와 공유하도록 한 만큼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이는데요.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광고 타깃팅 검색 알고리즘이 구글만의 차별점이었는데, 데이터를 공유하게 되면 광고주 입장에선 반드시 구글을 이용해야 할 이유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고요.

또 구글 제품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계약 또한 금지되면서, 일각에선 절반뿐인 승리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판결의 배경은 뭔가요?

[캐스터]

법원은 인공지능이 업계 지형을 바꾸고 있다는 점을 주요 판단 근거로 들었습니다.

생성형AI가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검색 엔진 시장 경쟁 구도를 흔들고 있는 만큼, 크롬 매각은 과도한 처분이라는 건데, 실제 최근 몇 년 사이 오픈AI와 퍼플렉시티 등이 AI 챗봇을 활용해 검색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파이가 잘게 쪼개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같은 맥락에서 크롬을 지켜냈다는 게 상당한 의미가 있다면서요?

[캐스터]

법원은 AI 흐름이 시장 경쟁을 누그러뜨리고 있다 봤지만, 크롬이야말로, 구글이 인공지능 경쟁서, 검색 왕좌를 지켜낼 수 있게 해주는 황금열쇠입니다.

구글이 오늘날 세계 최대 빅테크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 크롬이 있다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용자들이 인터넷에 발을 들이는 첫 관문이자, 특히 AI 시대 접어들어선 중요한 데이터 텃밭 노릇까지 톡톡히 하는데,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의 3분의 2가 크롬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AI 모델을 구축하고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데, 구글은 크롬, 검색엔진을 통해 이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경쟁사들과 비교해 엄청난 우위를 지닐 수 있게 됐고요.

또 넘쳐나는 이용자 덕분에, 애드센스와 검색 광고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자연스레 끼워 넣어 천문학적인 매출도 올리고 있습니다.

연간 매출의 75%가 크롬을 바탕으로 한 광고 수익에서 나올 정돈데, 앞으로를 위한 데이터 텃밭 역할과, 또 이를 가능하게 해줄 돈줄 역할을 동시에 해주는 셈이죠.

데이터는 AI 산업의 연료고, 브라우저는 이를 캐는 광산입니다.

웹 자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모든 과정이 브라우저를 거치는 만큼, 브라우저를 확보하는 게 AI 기업들의 주요 과제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오픈AI와 퍼플렉시티 등 검색 시장 주도권을 노리는 경쟁사들은, 판결이 나오기도 전부터 크롬을 인수하겠다 돈다발을 들고 나서기까지 했던 걸 생각하면, 구글이 크롬을 지켜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판결이 갖는 의미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앵커]

법원이 언급한 AI와 관련해서도, 구글 역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죠?

[캐스터]

오픈AI의 등장 이후 AI 챗봇이 검색 엔진을 대체해 구글 왕국에 균열을 낼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왔는데, 구글은 진즉부터 체질 강화에 나서왔습니다.

지난해 선보인 AI 오버뷰 기능을 검색 전반으로 확대하며 방어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월간 사용자 수만 20억 명까지 늘었고요.

또 챗봇과 직접 경쟁하기 위한 AI 모드도 도입했습니다.

또 외부 조사에서도 구글의 AI 검색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는데, 브라이트엣지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이 AI 오버뷰 기능을 도입한 이후 1년 동안 클릭 여부와 상관없이 검색 결과에 표시되는 링크 수인 검색 노출 수가 49% 증가했고, 이러한 추세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검색 광고 사업에 그대로 이어지면서, 2분기 12% 늘어난 75조 원이라는,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시장의 기대, 혹은 우려와 달리 구글이 여전히 검색 트래픽을 성공적으로 수익화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인데, 향후 방어 전략에 활용할 막대한 현금도 두둑이 쌓아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수문장 격인 크롬까지 지켜내는 데 성공하면서, 검색 왕국을 지켜내는 것뿐 아니라, 달라진 시장 흐름을 다시 한번 집어삼킬 무기들을 하나둘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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